◀앵커▶
안동에 있는 한국국학진흥원은 민간에 소장된 기록유산을 수집해 연구하는 곳인데요,
한국국학진흥원이 민간에서 기탁 받아 관리하는 국학 자료가 국내 기관 중에서는 처음으로 60만 점을 넘어섰습니다.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 김경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책상 가득 빛바랜 책과 문서 더미가 쌓여 있습니다.
7월 한국국학진흥원에 기탁된 국학 자료인데, 무려 1만 1천여 점에 달합니다.
청송 출신 독립운동가 해창 조병국 선생의 손자인 조원경 목사가 50년 가까이 수집한 자료입니다.
◀조원경 하양 무학로 교회 목사▶
"어른들이 다 독립운동가고 사회교육가였으니까 오래전부터, 대학교 다닐 때부터 그런 데 관심이 많고 수집을 했죠."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까지 걸쳐 쓰인 300여 종에 달하는 일기장에는 독립운동가를 비롯한 당시 민중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특히 전근대 자료에 치중돼 있는 한국국학진흥원에 근대사회 모습을 연구할 자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도 가치가 큽니다.
◀최은주 한국국학진흥원 국학자료팀장▶
"종교활동을 하면서 또 구국 활동을 했던, 그런 분들의 내역이 담겨 있는 자료이기 때문에, 아마 독립운동과 관련해서도 다양한 자료들이 나올 거로 생각하고, 독립운동이 아니더라도 일제강점기 당시 민중들의 삶을 다양하게 조명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번 기탁으로, 한국국학진흥원이 관리하는 국학 자료는 60만 점을 돌파했는데요. 전국에서 가장 많은 국학 자료를 수집하고 있는 겁니다. "
지난 2002년, 국학 자료 기탁 관리제도를 도입한 지 20년 만에 이룬 성과입니다.
국학진흥원은 개인이나 문중이 보관 중인 국학 자료가 도난당하거나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자료의 관리와 활용 권한만 위임받아 보관하고 있습니다.
기탁받은 국학 자료 중 '한국의 유교책판'이 2015년에,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이 2017년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습니다.
또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지역 기록유산에도 '한국의 편액'과 '만인의 청원, 만인소' 등 2건이 등재됐습니다.
◀배성길 한국국학진흥원 부원장▶
"민초들의 생생한, 촘촘한 기록 문화유산은 지금까지 거의 없었습니다. 이걸 분석하고 활용하면 우리가 몰랐던 역사를 알 수 있고, 이 안에는 무궁무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국학진흥원은 현재 전통 기록물을 자동으로 해독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 중인데, 기록물 번역 시간을 현저하게 줄이고, 그동안 해석하지 못한 고문헌의 가치도 재발견할 수 있을 걸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경철입니다. (영상취재 임유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