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년에는 도로 70% 이상이 30년 이상 된 도로···보수 공사도 '급증'
우리나라 차량용 도로 길이는 현재 114,313km입니다.
지구 한 바퀴 길이가 대략 4만 km이니까, 세 바퀴가 조금 모자랍니다.
산업화 이후 도로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새로운 도로 건설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오래된 도로를 관리하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현재는 일부 차로를 막으면서 유지 보수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방식으로는 노후화된 도로를 관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2040년에는 도로의 70% 이상이 30년 이상 오래된 도로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방식이 대안이 될까요?
1차선 막고 공사하는 사이 2차선에 차들 '쌩쌩'···위험천만한 작업
취재팀이 중부내륙 고속도로 남김천 나들목 부근 공사 현장을 직접 다녀왔습니다.
이 도로는 20년 전 개통했는데요.
1차로 2km 구간을 막고 파임 현상이 나타난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아스팔트로 덧씌우기를 하고 있습니다.
공사를 하는 사이, 2차로에는 차들이 쌩쌩 달리고 있었는데요.
공사 구간으로 차들이 들락날락하면서 교통사고의 위험도 도사리고 있습니다.
달리던 차들은 좀처럼 속도를 줄이지 않아 취재 도중 위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김태석 한국도로공사 도로처 차장 "보시는 바와 같이 작업 공간 옆으로 차량이 쌩쌩 달리고 있기 때문에 이용객과 작업자 모두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된 상태에서 작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교통차단 시설물을 매번 설치 철거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가 되고 보시는 바와 같이 작업 공간이 협소하기 때문에 하루에 작업 시간이 극히 제한적입니다."
오래된 차로들이 늘어나면서 이런 위험천만한 공사가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한 해 평균 10만여 건 공사···2040년에는?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속도로 가운데 30년이 넘은 구간은 현재 328km입니다.
2030년에는 1,012km로 3.1배로 늘고, 2040년에는 3,017km로 9.2배로 늘어납니다.
30년이 넘은 고속도로 교량과 같은 구조물도 현재 800여 곳에서 2040년에는 7천9백여 개로 9.5배 증가합니다.
오래된 도로를 관리하는데 통행 제한도 늘어날 것입니다.
유지 보수 작업장 교통사고도 증가
작업장이 늘면서 교통사고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한 해 평균 유지 보수 공사는 평균 10만여 건입니다.
교통사고 건수도 늘고 있는데요.
실제로 지난 2022년 유지 보수 작업장에서 발생한 사고 건수는 65건으로 지난 2018년과 비교해 2.3배 늘었습니다.
5년 동안 한 해 평균 사망자 수는 10명인데, 이 가운데 작업자는 3.6명, 운전자는 6.4명입니다.
부분 차로 공사는 이제는 한계?···대안이 '전면 차단' 방식
차로 일부를 막고 공사하기에는 이제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입니다.
시간과 비용, 사고를 줄이는 전면 차단 방식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실제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6월 중부고속도로 남이 분기점에서 오창 분기점까지 편도 18km를 전면 차단해 보수 공사를 했습니다.
부분 차단 공사를 했다면 72일 걸렸을 공사 기간이 닷새 만에 끝냈습니다.
공사비와 사고, 비용 등 줄어든 사업 비용이 16억 원으로 추산됐습니다.
미국과 일본 등 해외에서도 전면 차단 방식 보수 공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박신형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 "단순한 재포장이나 부분 유지 보수로는 구조적으로 더 이상 고속도로 기능을 유지하기 어려운 구간들이 많아 전면적인 개량이 필요합니다. 특히, 교량과 터널 등의 구조물은 부분 차단으로 기능을 개선하기 어려움이 많습니다.
또한, 앞으로 미래형 첨단 고속도로로서의 기능 확충 필요한데요. 미래형 첨단 고속도로로서의 기능을 갖추기 위해서는 다양한 첨단 시설이 설치되어야 하는데 전면 차단 공사 시 동시 작업을 통해 작업의 효율성 향상이 가능합니다.
전면 차단 공사는 도로 관리기관 입장에서는 부분 차단보다 훨씬 효과적입니다. 먼저 경제적 측면에서는 공사 기간을 크게 단축하여 공사비용 절감과 체계적인 품질관리가 가능합니다. 두 번째로, 효율성 측면에서는 앞서 언급한 전면 개보수, 고속도로 기능 향상을 위한 시설 도입 등 다공정 작업을 동시 수행하는 데 있어 작업 효율이 향상됩니다. 마지막으로, 교통안전 측면에서는 공사로 인한 교통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국도로공사는 불가피한 경우에만 통행 제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현행법을 통행 제한 범위를 노후로 인한 보수 공사에서도 적용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