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파크골프가 노인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자치단체들이 파크골프장을 짓고 있습니다.
인구 고령화가 심화하면서 노인들이 여가 시간을 즐길 수 있는 방안으로는 각광받고 있지만, 부작용도 나오고 있습니다.
파크골프장이 주로 강변을 따라서 우후죽순 생기다 보니 자연환경 파괴 논란이 뒤따르고 있는 건데요.
대구의 한 공사 현장에서는 수달과 삵 등 법정보호종이 최근 관측돼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양관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구 북구청은 사수동 금호강변에 2022년 10월부터 파크골프장을 짓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최근 법정보호종이 잇따라 발견됐습니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 1급인 수달이 늦은 오후 금호강변에서 서성이더니, 밤에는 수달 두 마리가 먹이를 찾아 나섭니다.
멸종위기종 2급인 삵도 카메라에 또렷하게 잡혔습니다.
환경단체가 공사 현장에 설치한 카메라에 야행성 동물인 너구리도 포착됐습니다.
해당 장소에는 수달과 삵, 고라니 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혀있고 이들의 배설물도 있습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
"이 일대가 서식처인 게 명확합니다. 한두 번이 아니고 계속 발견되기 때문에"
환경단체가 야생생물 서식지를 지켜야 한다며 꾸준히 문제를 제기하자, 대구지방환경청은 지난 1월 북구청에 대책을 요구했습니다.
북구청은 2월 초 야생생물 보호 대책을 제출해 현재 국립생태원 등이 검토하고 있습니다.
면적 10만㎡에 36홀 규모로 짓는 파크골프장 공사는 현재 중단된 상태입니다.
환경단체는 공사 규모를 30% 줄이고, 수달과 삵을 위한 서식처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
"공사를 하시되 규모를 대폭 줄여서 하시라는 겁니다. 그래서 인간과 야생이 공존할 수 있도록 그렇게 해달라는 것이 요구입니다."
현재 이곳에서 조성 중인 파크골프장 주변 10km 이내에는 이미 파크골프장이 9곳 있습니다.
그래서 불필요한 사업이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대구 북구청 관계자▶
"그와 관련해서 우리가 친환경 쪽으로 공사하려고 (대구환경청과) 협의 중입니다."
현재 대구에는 파크골프장이 25곳, 513홀로 전국에서 가장 많습니다.
MBC 뉴스 양관희입니다. (영상취재 장우현, CG 김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