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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급한데···" 원격 조종앱으로 수억 원 '메신저피싱'

◀앵커▶
휴대전화 문자를 이용한 메신저피싱 피해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자녀나 지인을 교묘하게 사칭한 수법인데요,


문자 속 링크를 잘못 누르면 스마트폰을 원격 조종할 수 있는 앱이 깔려서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습니다.

금융기관들이 이상거래 탐지 시스템을 운영하고는 있지만 피해를 막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주의하셔야겠습니다. 

손은민 기자입니다.

 ◀기자▶
70대 A씨는 최근 딸을 사칭한 문자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당장 환불받을 게 있는데 휴대전화가 고장 나 신청이 안 된다"며 대신해달라고 했습니다.

010으로 시작하는 일반전화라 사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A씨 메신저 피싱 피해자▶
"그렇게 하라고 했죠, 딸인 줄 알고. (피싱 사례로) 금융감독원이나 세금 환급 이런 건 들어봐도 물건을 반품할 게 있다, 이런 거는 제가 처음 들어봐서…"

피싱범은 신분증 사진과 계좌번호, 비밀번호를 요구했습니다.

그리고는 링크(URL)를 클릭해 뭔가를 설치하도록 유도했습니다.

스마트폰을 원격 조종할 수 있는 앱이었습니다.

◀A씨 메신저 피싱 피해자▶
"엄마 주민등록증이 필요하다, 그래야 엄마 휴대폰인 걸 알지 않겠느냐고 그렇게 이야기하더라고요. 그래서 보내줬죠. 그러니까 뭐를 하나 까는 걸 해달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게 앱인 줄도 모르고…"

그날 저녁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A 씨 통장에서 3억 5천여만 원이 빠져나갔습니다.

해킹으로 빼낸 금융정보로 갖고 있던 예금 3개를 다 해지해버린 겁니다.

평생 일해 노후 자금으로 모은 돈이었습니다.

돈은 한밤중 104차례에 걸쳐 수백만 원씩 계속해서 빠져나갔습니다.

A씨가 평소 전혀 하지 않던 거래 패턴인데도 은행은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은행 측은 "본인 확인된 거래에 대해서는 횟수만으로 이상 거래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또 "고객이 알 수 있도록 별도 문자 등으로 거래 결과를 통보한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휴대전화가 해킹된 경우, 피싱범이 문자나 전화를 차단하기 때문에 이런 식으론 피해 사실을 당사자가 인지할 수 없습니다.

◀A씨 메신저 피싱 피해자▶
"어떻게 빠져나갔는지조차도 모른다고, 직원도 그렇고 차장도 말하는 거에 대해서는 저는 정말 아니라고 생각한 거죠. 그건 고객한테 책임을 다 전가하고 자기들은 아무 책임이 없다는 것에서 화가 나는 거죠."

경찰에도 신고했지만 잡기 어렵다는 말만 들었습니다.

자녀나 지인을 사칭해 돈을 가로채는 메신저피싱 피해는 2021년 금융감독원에 집계된 것만 991억 원에 달합니다.

1년 전보다 2.5배 이상 늘었습니다.

피해 신고와 상담 건수는 2만 9천여 건에 이릅니다.

개인에게 주의만 당부할 것이 아니라 점점 더 교묘해지는 피싱 수법에 맞춰 금융과 수사 당국의 대응도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MBC 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 C.G. 김현주)

손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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