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제주도의 자연과 역사적 사건들을 화폭에 담아 독특한 예술적 가치를 구축해온 '강요배 화백'이 대구에서 자신의 작품 세계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생동하는 대자연과 인간의 삶, 역사적 사건들이 한데 어우러진 작품과 함께, 대구 10월 항쟁, 경산 코발트 사건 같은 대구 경북의 아픈 역사를 그린 작품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손은민 기자입니다.
◀손은민 기자▶
푸른 빛이 감도는 기다란 천이 벽면을 뒤덮고 있습니다.
경산 코발트 광산의 수직·수평 구조를 형상화한 작품입니다.
작품 앞 동상은 역사 앞에 서 있는 작가 자신을 표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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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녀자와 어린이가 거리로 나와 '쌀을 달라'며 절박하게 호소합니다.
1946년 대구 10월 항쟁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작품입니다.
민간인 학살 유해를 발굴하는 모습을 그려낸 '산곡에서'는 역사의 아픔에 고뇌하는 작가 자신의 모습이 투영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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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인성 미술상 수상자인 강요배 화백의 작품 40여 점이 대구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습니다.
제주 4·3 사건을 주로 다뤄 민중 화가로 널리 알려진 강 화백에게 시대와 역사, 인간의 아픔과 고뇌, 갈등 등은 작품의 주요 주제가 되고 있습니다.
◀인터뷰▶강요배 화백
"골짜기의 학살 사건들, 민간인. 그런 것이 파묻혀지고 제대로 조사가 안 됐다는 말입니다. 코발트 광산이니 해가지고 좀 더 철저하게 해야 될..."
생동하는 자연을 담은 작품들도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가로 16미터, 세로 3.33미터의 대형 캔버스에 물과 바람을 뒤섞은 대자연을 파노라마처럼 담은 '수풍 교향'.
예리한 관찰력으로 자연의 변화무쌍한 움직임을 포착한 작품은 자연의 소리와 작가의 붓질이 어우러져 한 곡의 교향곡을 만들어 냅니다.
◀인터뷰▶강요배 화백
"역사적인 배경, 시간적인 흐름을 더 들여다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시간성이 상당히 강조되는 그런 그림들이 되겠습니다."
그림을 보는 순간, 잊혀졌던 역사가 떠오르고 자연 풍경이 되살아나는 착각이 들 만큼 작가의 몸으로 발현된 확장된 예술 세계를 보여줍니다.
전시 출품작 대다수는 올해 새롭게 제작한 신작으로, 1년이 안 되는 짧은 기간 작업 혼을 불태운 것들입니다.
MBC 뉴스 손은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