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령인구가 계속 늘어나면서 고령운전자가 유발하는 교통사고도 늘고 있습니다. 경찰이 2025년부터 고령자의 운전능력에 따라 야간운전을 제한하는 식의 조건부 면허제도 도입을 추진합니다.
고령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양관희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양관희 기자▶
지난달(12) 22일 오후 1시 10분쯤. 부산 수영구 팔도시장에서 검은 승용차가 쏜살같이 달리다 두 사람을 덮쳤습니다.
이 사고로 60대 할머니와 유모차에 타고 있던 2살배기 손녀가 숨졌습니다. 사고 차량 운전자는 80대였습니다. 80대 운전자는 브레이크를 밟았는데도 차량이 질주했다며 급발진을 주장했습니다.
(양관희)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운전면허 소지자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매년 늘고 있습니다.
고령운전자가 2008년엔 100만명으로 전체 면허소지자의 4%였지만 2019년 333만명으로 10%까지 늘었습니다.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도 2016년 2만4천건에서 2020년 3만천건으로 27% 늘었습니다. 경찰이 사고 예방을 위해 2025년부터 고령운전자를 상대로 조건부 면허제도를 도입합니다.
고령자의 능력에 따라 야간이나 고속도로 운전, 장거리 운전 등을 제한합니다.가상현실, VR을 이용해 운전자의 능력을 평가한 뒤 야간운전 제한 같은 조건부 면허를 발급하는 겁니다.
지금은 65세 이상 고령자는 5년, 75세 이상은 3년마다 운전자의 시력, 반응속도 등을 측정하는 적성검사를 통해 면허 유지와 취소 여부를 결정하고 있는데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는게 경찰의 판단입니다.
고령 운전자들도 조건부 면허 발급의 필요성은 인정하는 모습입니다.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선 현행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한다는 겁니다.
◀인터뷰▶이구(77세)/대구 달서구
"운전면허는 되도록 까다롭게 해서 해당이 안 되면 운전면허증이 안 나가도록 운전면허는 까다롭게 해야 합니다."
생계 문제 등의 이유로 조건부 면허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진병학(79세)/대구 북구
"대구 북구 산격4동에 있는데 거기서 (경북 경산)밭까지 가서 농사지으려면 과수 농사를 짓는 데 상당히 불편하죠"
경찰은 무조건 운전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며 조건부 면허 발급에는 의사나 교통전문가 등의 판단도 들어간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양관희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 CG 김종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