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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사고 나면 사람 죽습니다"···고속도로 화물차 단속 현장에 가 봤더니


2024년 대구·경북권 고속도로 사망 교통사고 81%가 화물차 사고
한국도로교통공단의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ss) 통계를 보면 2023년 고속국도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186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하루 걸러 하루 꼴로 사망자가 나온 건데, 이 중 38%는 화물차 교통사고에서 발생했습니다.

차체가 크고 제동 거리가 긴 화물차는 사고가 나면 대형 피해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특히 밤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야간 시간대 발생한 화물차 교통사고의 치사율은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의 5배에 달한다는 한국도로공사 조사 결과도 있는데요.

최근 대구·경북 지역 고속도로에서도 화물차 교통사고가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2024년 9월 5일 오전 11시 40분, 경북 영천 경부고속도로에서 달리던 27톤 화물차가 앞서가던 승용차를 들이받아 70대 승용차 운전자가 숨지고 옆에 타고 있던 80대 여성도 크게 다쳤습니다.

이틀 전인 9월 3일 밤 10시, 경북 김천 중부내륙고속도로에서는 5.5톤 화물차가 고장으로 갓길에 서 있던 12.5톤 화물차를 들이받아 근처에 서 있던 60대 화물차 운전자가 숨졌고.

2024년 8월 29일 새벽 1시 50분, 경북 상주 중부내륙고속도로에서도 8.5톤 화물차가 앞서 달리던 6.5톤 화물차를 추돌한 뒤 뒤따르던 25톤 화물차가 다시 사고 차량들을 들이받는 2차 사고가 발생해 60대 운전자가 숨지고 다른 운전자 2명이 크게 다쳤습니다.

이 사고들을 포함해 2024년 고속도로에서 사람이 숨진 교통사고는 대구·경북권에서만 16건, 이 중 81%, 13건이 화물차 사고였습니다.

경찰은 대대적인 단속과 순찰에 나섰습니다.


잠금장치 풀고, 마모된 타이어 그대로···"사고 나면 사람 죽습니다"
2024년 9월 9일, 경북 구미 중부내륙고속도로 선산휴게소에서 진행된 합동 단속에 동행했습니다.

휴게소로 들어오는 대형 화물차량에 적재함 잠금장치가 녹이 슬어 덜렁거립니다.

이대로 도로 위를 달리다 장치가 풀려 다른 차량을 향해 날아가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단속 경찰 "덜렁덜렁하잖아요, 그죠? 이게 전부 부식돼서 조그만 충격에 떨어져 나가면 흉기로 바뀝니다. 정비 명령서 하나 발부해 드릴 겁니다. 정비해서 정비가 다 됐다는 거 사진 하나 찍어서 (보내세요)."

덤프트럭은 타이어 표면이 울퉁불퉁합니다.

홈이 마모돼 수명이 다한 타이어에 다시 고무를 덧댄 재생타이어가 다 닳아서 해어진 겁니다.

역시 이대로 운행하는 건 위험합니다.

단속 경찰 "여기 지금 다 떨어졌어요. 보호해 주는 표면이 떨어져 나갔거든요. 달리면 바퀴가 열이 발생하는 부분이거든요. 이 부분이 약하니까 충격을 받으면 먼저 터지겠죠. 그러면 타이어가 튀어 나가 파편이 돼서 다른 차에 부딪힌다든지 사고로 이어집니다. 아니면 차가 전도되든지···"

안전기준에 맞지 않는 LED 등을 설치한 화물차도 적발됐습니다.

기준보다 빛이 훨씬 센 LED 등을 여러 개 달았습니다.

교통안전관리공단 단속원 "이건 추가로 다셨죠? 인증되지 않은 등이거든요. 추가로 달 수는 있는데, 비인증을 달면 안 되고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인증된 거 설치하셔야 해요. 차가 크니까 (야간에) 후미가 잘 확인이 안 되니까 자꾸 다시는데 저런 미인증 LED 등화를 달고 운행하면, 저게 후미차에 비칠 경우에 뒤차가 지장을 받게 되죠."

측면 보호대를 제대로 달지 않기도 합니다.

차체가 높은 화물차에 보호대가 없으면 작은 차가 옆이나 뒤에서 부딪혔을 때 화물차 아래로 빨려 들어가 바퀴에 밟힐 수 있습니다.

사망 사고의 위험을 크게 높이는 겁니다.

차량 운반 화물차는 상하차용 발판까지 길게 빼서 차를 실어놨습니다.

날카로운 발판은 경미한 추돌사고에도 상대 차량 운전석으로 그대로 박혀 위협적인 흉기가 됩니다.

교통안전관리공단 단속원 "다 집어넣고 차를 원래는 실어야 되는데··· 차 전체 길이보다 길어져 버리고···"

이런 안전 수칙 하나하나 무시했다가 일어나지 않을 수 있는 사고가 나고 피해는 훨씬 커질 수 있다고 경찰은 강조했습니다.


"전방주시! 졸음운전 금지!"···기본 지키는 게 가장 확실한 예방법
또 무엇보다 사고를 가장 많이 유발하는 건 졸음운전과 전방 주시 태만, 2차 사고 조치 미흡이라고 했습니다.

김영태 경북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암행순찰팀장 "지금 최근 2달간 화물차 대형 사고, 사망사고 무척 많이 증가했습니다. 화물차 사고가 급증하고 있는데 대부분 이유가 추돌사고입니다. 앞에 차가 짐을 많이 실어서 서행한다든지 아니면 불상의 이유로 고장이 나서 잠깐 정차해 있다든지··· 이걸 심야시간에 졸음운전을 하고 가다가 1초, 2초 졸아버리면 그 사이에 차가 100m 정도 나갑니다. 그러면 눈앞에 갑자기 차가 나타나고 제동 가능한 거리를 넘어서서 추돌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운전하기 전에 무리하지 마시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또 가다가 잠이 오면 가까운 휴게소에 가셔서 잠깐만이라도 쉬고 체조도 하고 그렇게 가시라고 당부드립니다."

경찰은 2024년 10월까지 고속도로 휴게소와 톨게이트 등에서 화물차 운전자가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했는지 집중 단속합니다.

도로 위에서는 암행순찰차가 다니며 과속, 졸음운전 같은 사고 위험 화물차를 감시합니다.


손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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