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문재인 전 대통령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문 전 대통령은 8월 27일 자신의 SNS에 "항일무장 독립운동 영웅들의 흉상 철거 움직임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면서 "대한민국의 뿌리가 임시정부에 있듯이 우리 국군의 뿌리도 대한독립군과 광복군에 있음을 부정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습니다.
"국권을 잃고 만주로, 연해주로, 중앙아시아로 떠돌며 풍찬노숙했던 항일무장 독립운동 영웅들의 흉상이 오늘 대한민국에서도 이리저리 떠돌아야겠나"라며 "그것이 그분들에 대한 우리의 예우이며 보훈인가"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여론을 듣고 재고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니 부디 숙고해 주기 바란다"고 마무리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우리 군 뿌리인 독립군과 광복군의 역사를 지우는 것은 철 지난 색깔론"이라고 규정하며,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윤석열 정부의 총선용 정치 선동"이라면서 흉상 철거 계획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여권에서도 흉상 이전 계획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27일 SNS에 "항일 독립전쟁의 영웅까지 공산주의 망령을 뒤집어씌워 퇴출시키려고 하는 것은 오버해도 너무 오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굴곡진 역사의 희생양이셨던 독립투사 분이었고 박정희 대통령 이래 김영삼 대통령까지 보수정권 내내 훈장도 추서하고 수십 년간 노력으로 유해를 봉환해 대전 현충원에 안장까지 한 봉오동전투의 영웅을 당시로서는 불가피했던 소련 공산당 경력을 구실삼아 그분의 흉상을 육사에서 철거한다고 연일 시끄럽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그렇게 할 거면 홍범도 장군에 대한 서훈을 폐지하고 하는 게 맞지 않겠나"라며 "국가가 수여한 건국훈장을 받은 독립운동가를 누가 어떤 잣대로 평가해서 개별적인 망신을 줄 수 있다는 말인가"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이종찬 광복회장은 국방부 장관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항의했습니다.
"흉상으로 모신 홍범도 장군 등 다섯 분은 독립전쟁의 영웅들"이라며 "그 자리에 백선엽 장군 등의 흉상으로 대체한다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