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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세균 검출' 숨기고 수돗물 안전 대책 손 놓은 대구시와 환경부

◀앵커▶
대구의 가정집 수돗물 필터에서 남세균이 검출됐다는 대구문화방송의 보도가 객관적 사실이라고 한 법원 판결, 2월 6일 이 시간 전해드렸습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소송을 제기한 지 10개월여 만이었습니다. 

그사이 대구시와 환경부는 남세균이 검출된 사실을 숨긴 채 무조건 안전하다고만 하면서 수돗물 안전에 소홀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보도에 심병철 기자입니다.

◀기자▶
낙동강의 녹조 현상이 극심했던 2022년 여름.

대구MBC는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제공한 주요 정수장 3곳의 시료에 대해 녹조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의 총합 검사를 실시했습니다.

이 분야 연구 권위자인 부경대 이승준 교수의 검사 결과 마이크로시스틴이 0.226~0.281ppb 농도로 검출됐습니다.

우리나라 기준치인 1ppb보다 낮지만 미국 환경보호국의 아동 기준치인 0.3ppb에 근접한 수준이었습니다.

마이크로시스틴은 발암 물질로 간 독성이 있고 생식 기능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수돗물에는 마이크로시스틴이 나오지 않았다는 환경부와 대구시의 발표와 다른 결과였습니다.

대구MBC의 관련 보도가 나간 뒤 달성군 지역에서 수돗물 필터에서 녹색 물질이 낀다는 제보가 잇따랐습니다.

취재진이 2022년 9월 달성 현풍의 한 가정집의 수돗물 필터를 부경대에 맡겨 검사한 결과 마이크로시스틴을 만드는 남세균으로 확인되었습니다.

2022년 10월에는 현풍의 또 다른 가정집 수돗물 필터를 대구시와 공동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남세균 DNA가 검출되면서 남세균의 존재가 확인되었습니다.

◀신재호 경북대 교수(미생물 전공, 2022년 12월 5일 방송)▶
"공기에서 나왔을 수도 있고 물에서 왔을 수도 있고 필터에 원래 잔존하고 있던 게 왔을 수도 있고 그거야 역학 조사를 좀 더 정밀하게 봐야 알 수 있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대구시와 환경부는 역학 조사도 하지 않고, 오히려 수돗물 필터에 낀 녹색 물질은 인체에 무해한 녹조류인 코코믹사라고 발표했습니다.

남세균이 검출되었다는 대구MBC 보도가 허위라며 정정보도 청구 소송까지 제기했습니다.

10개월에 걸친 재판 끝에 법원은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기각했습니다.

재판부는 "대구MBC 보도가 객관적 사실에 맞고 국립환경과학원이 정수 처리 과정에 문제가 있는지, 남세균 DNA의 유입 경로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그야말로 4대강 신화에 매몰돼서 과학적인 그런 팩트마저 부정하는 아주 심각한 오류를 범하고 있다.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남세균 보도를 두고 법적 다툼을 벌이는 사이 수돗물 안전성 우려는 점점 확산했습니다.

2023년 9월, 환경단체가 경북 고령군 수돗물을 검사한 결과 마이크로시스틴이 국내 기준치의 2배가량 검출됐습니다.

◀이승준 부경대 교수(녹조 독소 전공, 2023년 11월 16일 방송))▶
"정수 공정에서 완벽하게 (독소 물질을) 제거하지 못한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결과이기 때문에 정수 공정의 개선도 필요하지만, 또 우리가 마시는 기본적인 원수가 깨끗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환경단체들은 환경부와 대구시의 관계 공무원들을 직무 유기 혐의로 고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

심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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