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구MBC NEWS대구MBC 사회사회 일반지역심층보도

[심층] 의대 모집 정원은 4,567명인데 1학년은 7,500명? "말도 안 되죠···아마 2부제 해야 할 걸요"

의대 모집 정원 4,567명···1학년은 7,500명?
2024년 생각하기조차 싫은 일이 한둘이 아닙니다.

그중에서도 '의료 공백 사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아파도 지금 아파서는 안 된다며 병원 진료받기조차 어려웠던 한 해였습니다.

의대 정원 확대로 불거진 의정 갈등 때문이었는데요.

결과적으로 의료계 반발에도 불구하고 의대 정원은 대폭 늘었습니다.

이미 정시모집이 시작됐는데,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은 4,567명입니다.

수시 미충원 인원을 이월하지 않아 조금이라도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기존 정원이 3,000명에서 약 1,500명 늘었습니다.

그런데, 2024년 한 해 의대생 집단 휴학을 했죠.

2025년 뽑는 인원에 휴학생 복학까지 합치면 기존의 2.5배인 7,600명이 됩니다.


2.5배 의대생···정상적인 교육 가능할까?
의대는 예과 2년, 본과 4년 해서 6년 과정입니다.

2024년 대부분 휴학했고, 2025년 복학한다고 치면 예과 2학년부터 본과 4학년까지는 그 인원 그대로입니다만 예과 1학년은 신입생까지 더해 과밀이 불가피합니다.

정상적으로 진급이 이뤄지면 이 학년은 6년 내내 이어져야 하는데요.

이러다 2부제 수업을 할 수도 있다는 우려와 함께 실습을 비롯한 정상적인 의료 교육을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입니다.

대구 모 의대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누적돼서 2.5배 아니더라도 2배 되고 이러면 그 학년이나 그 밑에 학년들은 정말 수업이, 그건 말도 안 되죠. 강의실 못 들어갈걸요. 아마 2부제 해야 할 걸요."

1년 공백 전공의는 복귀할까?···"글쎄요"
의료 공백의 직접적인 영향을 준 전공의 집단 이탈은 1년이 다 돼 가는데, 복귀할까요?

얼마 전 끝난 전공의 모집에서 대구는 충원율이 2%에 그쳤습니다.

추가 모집이 있을 수 있습니다만 지금 분위기로는 사실상 복귀는 없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정부는 수련병원 모두를 중증 위주로 구조 전환하기로 했는데요.

전공의가 없는 상태에서 의료 공백을 메우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전공의가 없으니 수련병원이란 이름도 무색하고요.


대화 창구조차 없는 혼돈의 상황
사태가 이 지경이 됐는데, 문제를 풀 주체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의대 증원을 강력하게 밀어붙이던 정부와 정치권이 와해하다시피 해 어떤 대화나 협상도 멈춘 상태입니다.

의료계 유일한 법정단체인 의사협회는 공석인 회장 선거를 1월 8일까지 치릅니다.

5명이 출마했는데, 의대 증원에 대해 2026학년도 모집 전면 중단과 단계적 축소 등 서로 다른 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협상 방향도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대구시의사회 이상호 수석부회장의 말입니다. 

◀이상호 대구시의사회 수석부회장▶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지 빨리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지 않으면 안 되는 데 지금 정치적 상황이 누군가 정부 측에서 책임지고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 사람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 중에 하나라고 볼 수 있죠."

탄핵 정국에 정부 공백과 의사협회 회장 선거 등으로 현안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으면서 의대 교육 혼란과 의료 현장의 공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2025년 새해, 희망을 이야기해야 할 때 의료 현실은 어두움이 걷히지 않고 있습니다. 

조재한

추천 뉴스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