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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15년 일해서 열심히 돈 모았지만···집에서까지 쫓겨나게 생겨"

전세 사기 피해자는 전국적으로 1만 명 정도로 파악되고, 정부로부터 피해자와 피해자 '등'으로 인정된 사람은 약 7천 명입니다. 전세 사기 피해자 지원법이 2023년 6월부터 시행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피해자 등으로 인정을 받아도 허점과 사각지대가 많다고 합니다. 어떤 문제가 있는지 정태운 전세 사기·깡통전세 피해 대구대책위원장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정태운 전세 사기·깡통전세 피해 대구대책위원장
신탁 사기라는 언젠가는 터질 사건이 저희에게 터진 것입니다. 무권리 계약이라는 시한폭탄을 가지고 2017년도부터 지금까지 돌리고 돌리다 이제야 터져버린 것입니다. 과연 이게 문제가 없었을까요? 신탁이란 믿고 맡긴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 부동산 투자 전문가들로 구성된 집단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그 의미는 사라진 채 신탁은 신탁 보수만 받으니 그만, 신협은 이자만 받으니 그만, 모두가 방치하여 일어난 사건입니다. 정부는 이제 정신 차리고 신탁제도의 필요성을 검토해 볼 시간이라 생각합니다. 이대로 방치를 한다면 세계적으로 유용하게 쓰이는 신탁 제도가 대한민국에서는 사기의 종류가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전세사기 특별법, 이제 6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특별법 안에서도 허점이 있었습니다. 피해자들의 주거권을 조금이라도 보장하거나 연장을 할 수 있도록 특별법에서 경·공매 중지 및 유예를 시행했습니다. 하지만 저희 신탁 사기는 그러하지 못했습니다. 왜냐, 신탁 사기는 채권자가 경·공매를 하는 것이 먼저가 아닌 명도소송을 통해 피해자들을 밖으로 내쫓은 뒤 경·공매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혹시나 경·공매 유예를 우리 피해자가 받을 수 있다면 더 골치 아픈 상황이 오니 경·공매 유예를 할 수 없도록 집을 비워둔다면 아무도 공매를 막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 상황은 정말 악랄한 기업이 특별법의 조그마한 구멍을 찾아서 그 구멍으로 피해자를 밀어 넣고 있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같은 건물의 피해자의 인도명령 재판에 참석하고 왔습니다. 다가올 제 미래가 보였습니다. 과연 이들은 어떻게 이 상황을 이겨내야 할까요? 정부와 지자체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저 15년을 일해서 열심히 돈을 모았습니다. 내 집 하나 가지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꿈이 코앞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순식간에 그 꿈이 무너진 것을 넘어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까지 쫓겨나게 생겼습니다. 이거 진짜 이렇게 방치하면 안 됩니다. 피해자들은 피해 회복을 할 수 있는 방향이 없으니 더 죽어라 일하고 있습니다. 일-집-일-집이 아니라 투잡, 쓰리잡하며 빚을 갚아가고 있고, 앞으로 생길 빚을 미리 예상하고 죽어라 일하고 있습니다.

저출산, 1인 가구, 다 무엇입니까? 연애할 시간이 없으니 짝이 없고 짝이 없으니 결혼할 수가 없습니다. 돈 열심히 벌다 보면 집이 생기겠지 했는데 10년을 벌어 모으면 뭐 합니까? 내가 모으는 돈보다 집값 올라가는 속도가 더 빠릅니다. 청약까지 당첨이 되어 2024년 10월 입주를 앞둔 집은 들어갈 수조차 없습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니 이자를 안 내어 신용불량자가 되어야 분양 포기를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청약 시 냈던 계약금은 물론이거니 위약금까지 물어야 한다고 합니다. 앞으로의 저의 미래는 개인회생이라는 것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금 이런 미래를 향해 가고 있는 피해자가 정말 한둘이 아닙니다.

그리고 홍준표 시장님께 전합니다. 대구는 국민의힘 텃밭이라 상대 당이 많이 없기에 조례를 편성하지 못하고 피해 지원을 받지 못하는 현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민주당 시의원이 있는 수성구, 달성군은 조례를 제정했거나 편성을 논의하기로 약속을 했다고 합니다. 반면 상대 당이 없는 지역구는 어떠한 지원이 없는 중입니다. 저는 북구 양금희 의원, 북구의회에 많은 도움을 요청했지만 돌아오는 건 묵묵부답이었습니다. 당장 나가야 할 집이 엄청 많습니다. 적어도 대구시 안으로 다시 이사하는 피해자분들에게는 어떠한 지원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임대인이 구속되거나 도망가거나 연락이 안 되어서 건물 관리가 전혀 되지 않고 있습니다. 저희 건물은 빨리 소방 안전관리자를 선임하지 않으면 300만 원의 과태료가 나온다고 합니다. 단전, 단수 마찬가지입니다. 임대인이 우리에게 받은 관리비는 도대체 어디로 간 건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저희가 또 금액을 납부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과연 시장님은 대구시를 위해 움직이시는 건지 중앙정부를 위해 움직이시는 건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대구시 안에서도 얼마나 많은 피해자가 나타나고 있는지 알고는 계신가요? 피해자 인정 건수가 200건이라고 해서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피해자는 전문가가 되어 사기 의도를 입증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아무런 행동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한 피해자들은 더욱 많이 존재합니다. 그렇기에 피해자 인정을 받지 않아도 살고 있는 겁니다. 한 번 더 홍준표 시장님께 면담을 요청하고 하루빨리 피해자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윤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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