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곳곳에 깨끗한 물을 보내주는 수도관처럼 혈관은 몸 구석구석에 혈액을 보내주고 노폐물을 배출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예민하고 정교한 기관인 우리 눈에도 이런 미세한 혈관이 많이 분포해 있는데요, 당뇨에 걸리면 눈 혈관에 나쁜 영향을 미쳐 자칫하면 실명을 부를 수도 있다고 합니다. 당뇨 망막병증, 어떤 증상이 있고 예방이나 치료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영남대학교병원 안과전문의 사공민 교수와 함께 알아봤습니다.
[이동훈 MC]
말 그대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우리 현대인들의 눈 건강에 적색 신호가 켜졌습니다. 스마트폰 때문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그런 생활 습관 때문에요, 요즘이 인류 역사상 눈이 가장 혹사당하고 있는 시대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윤윤선 MC]
그럴 것 같아요. 몸이 천 냥이면 눈은 구백 냥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눈 건강,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데요. 오늘 자세히 알아볼 당뇨 망막병증을 포함해서 제때 치료하고 관리하지 않으면 실명까지 부르는 안질환들이 많이 있다고 합니다. 먼저 그것부터 만나보도록 할게요, 어떤 게 있을까요?
[사공민 교수]
3대 실명 질환은 황반변성, 녹내장, 당뇨 망막병증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황반변성은 황반부의 노폐물인데요. 드루젠이 쌓이는 질환인데 드루젠이 많이 쌓이다 보면 시각세포가 손상당하게 되고 그로 인해서 중심 시력 저하나 굴곡시를 초래하는 질환이 되겠습니다. 노인 실명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히는 질환이 되겠습니다.
녹내장은 안압이 올라가서 시신경이 눌리거나 시신경 주변에 혈액 순환이 좋지 않아서 시신경이 손상되는 질환인데요. 시야 변화가 나타나는 것이 특징적인 소견이 되겠습니다.
당뇨 망막병증은 고혈당에 의해서 여러 가지 망막의 모세혈관들에 혈관병증을 초래하는 안질환이 되겠습니다. 25세 이상 성인에서 가장 흔한 실명의 원인으로 꼽히는 질환이 되겠습니다. 오늘 중점적으로 다룰 질환이 되겠습니다.
[이동훈 MC]
그렇기 때문에 오늘 특히나 당뇨 질환을 앓고 계신 분들 조금 더 집중해 주시기 바라겠습니다.
세종대왕이요, 삼십 대 때부터 당뇨를 앓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만년에 시력을 잃을까 많이 고민이 있었다고 하는데, 교수님 어떻습니까? 세종대왕이 당뇨 때문에 실명 위기까지 갔다는 걸 현대 의학으로 본다면 오늘 얘기하고자 하는 당뇨 망막병증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까?
[사공민 교수]
세종실록에 따르면 30대 중반부터 세종은 당뇨, 한방에서 얘기하는 소갈증을 앓은 것으로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40대 중반부터는 당뇨로 인한 다양한 합병증을 경험하게 되는데요. 양 눈이 보이지 않았고 또 욕창이라든지 당뇨 발이 있어서 제대로 걷지 못했다는 기록들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눈에 대한 기록을 보면 몇 년 사이에 좋아졌다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양상도 보이고 있고, 그래서 아마 저희가 생각하기로는 당뇨 망막병증으로 인한 유리체 출혈이 원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세종은 생활 습관들을 보면 되게 육류를 아주 많이 좋아하고 사냥이나 승마 같은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 것들이 아마 이런 당뇨 합병증을 많이 앓게 하는 여러 가지 위험 요인이 되지 않았나 싶고요. 이러한 습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글도 창제하시고 여러 가지 일들을 많이 하셔서 아마 지금과 같은 좋은 의료 환경에서 치료를 잘 받고 생활 습관도 더 잘 조절하셨다면 더 많은 업적을 남기셨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