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동서고금, 사람이나 짐승이나 모정을 끊을 수는 없죠?
그런데, 대구에서 참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한 대학병원에서 30대 산모가 아기를 낳았는데 아이는 그냥 둔 채 혼자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아이를 찾아가겠다며 산모가 나타났는데, 알고 보니, 아이를 낳은 산모가 아니었습니다.
대체 어떤 사연이 있길래 이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양관희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가짜 산모가 확인됐기에 망정이지 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기자▶
실제로 아이를 낳은 산모가 이른바 '가짜 산모'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을 사용했기 때문에 벌어지고 있는 일인데요.
◀앵커▶
가짜 산모라면 아이를 낳지 않고도 찾아가겠다는 여성을 말하는 거죠?
◀기자▶
사건 초기부터 자세히 설명해드리면요.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 30대 산모가 진료소견서를 가지고 지난 1일 응급 입원했습니다.
고위험 산모라 바로 제왕절개로 신생아를 낳았습니다.
닷새 뒤 산모는 '산후조리를 하고 곧 아기를 찾아가겠다'고 말하며 아기를 병원에 두고 퇴원했습니다.
◀앵커▶
아기만 병원에 보호자도 없이 두고 가버렸다는 겁니까?
◀기자▶
아기도 퇴원해도 좋다는 병원 측 연락이 간 게 지난 13일입니다.
이날 한 30대 여성이 엄마인 척하며 자신의 아기를 데려가겠다고 찾아온 겁니다.
실제 진료와 출산 기록에도 이 여성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그러나 산모와 생김새가 확연히 달라 수상하게 여긴 신생아실 직원은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앵커▶
아이를 찾으러 왔는데, 금방 출산한 산모의 모습과는 차이가 있었나 보죠?
◀기자▶
실제 산모는 초고도비만이라 누가봐도 생김새가 확연히 달랐다고 합니다.
경찰조사 결과 산모는 자신이 아기 엄마라고 주장하는 여성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사용해 입원하고 출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러다 보니 병원 측이 제대로 확인을 하지 않았더라면 '가짜 산모'에게 아기를 건네줄 수도 있었습니다.
◀앵커▶
두 여성 사이가 서로 모르는 사이가 아니라는 건데,
혹시 난자를 제공해 출산하는 '대리모' 이거나
아니면 아기를 매개로 돈이 오가는 '아동 매매'사건으로 봐야 할까요?
◀기자▶
왜 두 여성이 이런 일을 벌였는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는데요.
출산 뒤 두 여성은 주민센터에서 아기를 실제 산모가 아닌 여성의 자녀로 출생신고를 했습니다.
실제 산모가 아닌 여성은 '결혼했고, 아기를 직접 키우려고 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산모와 지인 사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실제 산모가 아닌 여성이 병원비를 대납한 것을 확인하고, 두 여성 사이에 아기를 매개로 돈이 오갔는지도 확인하고 있습니다.
다만 난자를 제공해 출산하는 '대리모' 정황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실제 산모 주소지를 파악하고, 조만간 방문 조사를 해 사건 경위를 조사한다고 밝혔는데요.
출산한 지 얼마 안돼 소환 조사는 어려울 듯하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지금 태어난 아기는 어디에, 누가 보호하고 있습니까?
◀기자▶
아기는 아직 대학병원에서 보호받고 있습니다.
◀앵커▶
참 희한한 일입니다.
양관희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