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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일 언론 "'과거사' 한국 정부 입장 선회 주목"

8월 15일은 우리나라에는 일제 강점기를 끝낸 광복절이지만 일본에는 단지 전쟁이 끝난 날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일본은 오히려 제국주의의 가해자가 아닌 원자력 폭탄에 피해를 본 희생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일본은 이제 자유를 위협하는 도전에 맞서 함께 힘을 합쳐 나아가야 하는 이웃"이라면서 "한일관계를 빠르게 회복하고 발전시키겠다"라고 밝혔는데요,하지만 기시다 일본 총리를 비롯한 내각 구성원들이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공물을 봉납한 날 '한일관계 발전'을 언급한 것이 적절하지 못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대해 일본 언론은 어떻게 평가하는지, 대구MBC 시사 라디오 방송 '여론현장' 김혜숙 앵커가 이재문 대구MBC 통신원에게 들어봤습니다.

Q. 세계 각지의 뉴스 직접 연결해 보는 월드 리포트, 오늘은 도쿄 연결합니다. 이재문 통신원 연결돼 있는데요. 안녕하십니까?

A. 안녕하십니까?

Q. 지난 월요일 8.15 광복절, 일본에는 이날이 패전일입니다. 일본인들은 이날을 어떻게 의미를 두고 있습니까?

A. 우리에겐 8월 15일이 나라를 되찾은, 빛을 다시 찾은 광복의 날이고 국가 공휴일입니다. TV를 통해서든 각종 매체 행사를 통해서 광복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는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은 같은 날이 천황이 항복 선언을 한 종전의 날, 패전도 아닌 전쟁이 끝난 날이며 공휴일도 아닙니다.

의미를 되새기는 사람은 일부에 지나지 않고 오히려 변질한 의미로 그날을 되새기고 있습니다. 8월이 되면 가해자 입장이 아닌 유일한 원자력 폭탄의 피폭국이라는 피해자 입장에서의 조명이 많습니다.

8월 6일 히로시마, 8월 9일 나가사키에 인류 최초의 원자폭탄에 의해 수많은 사람이 희생되었다, 최근에 러시아에 의한 우크라이나 침공에서도 그렇듯이 전쟁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그런 입장입니다.

큰 흐름으로 보자면요. 연합군사령부 GHQ에 의해서 천황제를 유지한 채로, 그리고 반성이 없는 상태에서 주어진 자유와 재건으로 경제 발전을 이룩했고요.

이제는 경제가 한풀 꺾인 듯한 인상입니다만 평화헌법을 버리고 보통 국가, 보통 군대를 갖자고 외치는 국가 지도자나 지도층이 확고한 자리를 다지고 있습니다.

Q. 그러니까 이날 기시다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헌납하고 또 내각에서 참배까지 하기도 했는데, 말씀하셨다시피 피해자 입장에 여전히 일본은 서 있고 반성은 없는 모습인 듯 보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도 일본 언론에서 다뤄지고 있다고 하던데 어떻게 조명이 되고 있을까요?

A. 일본 언론은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축사에서의 일본 언급에 대해 빠르게 보도했습니다. 특히 세계 시민의 자유를 위협했던 도전에 맞서서 함께 힘을 합쳐 나가야 하는 이웃이라는 표현에 주목을 했고요.

과거 역사에 집착하지 않고 미래 지향적 관점에서 한일관계 정상화와 협력을 위한 의지가 강조된 축사였다고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광복절을 남북의 관점이 아닌 자유주의적인 국가 질서 차원에서 평가한 것에 의의가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고 전하고요. 식민지 시기에 위안부 문제와 징용공 문제 등 과거 역사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방침이 조기에 정해지지 않을까 주목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구체적인 방안의 방향성도 제시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고 하면서 한국 정부는 대일 관계를 개선할 구체적인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Q. 일본의 불편하지는 않은 그런 경축사였고 다만 구체성이 결여됐다, 이런 평가를 내놓고 있군요.

얼마 전에 한국에 보셨죠. 수도권이랑 중부권에 폭우 쏟아진 것?

A. 지난주 서울을 비롯한 각지에서 수해 피해가 너무 심해서 안타까운 마음이었습니다. 이곳 일본도 8월 초부터 현재까지 도쿄나 수도권은 아니지만 동북 지방과 동해안 주변에 각 지역에서 수해 피해가 심각했고요.

이제는 범위가 확대되어 규슈와 홋카이도 지역까지도 국지적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겪고 있습니다.

같은 장소에 적란운이 몇 겹으로 겹쳐서 단시간에 지속적 집중적으로 비가 내리는 것을 선상 강수대라고 합니다만, 태풍 피해만 해도 잦은 일본에서 최근에는 이 선상 강수대의 피해가 심각한 수준입니다.

니가타현 한 지역에서는 24시간 강우량이 560mm를 넘었고요. 다리와 토사 붕괴, 하천 범람 등이 각지에서 발생했고 신칸센 등 주요 교통도 운행 중지되기도 했습니다. 일본은 현재도 전국에 걸쳐 심각한 수해 피해에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입니다.

Q. 사실 국내에서는 이런 수도권의 폭우 피해가 정말 오랜만이어서 자연재해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본은 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여기도 좀 주목을 하고 있거든요?

A. 일본에서는 도쿄나 오사카 등 수도권을 수해로부터 지키는 시설, 방수로가 있습니다. 도쿄 외곽 사이타마현에 수도 외곽 방수로 설비가 있고요. 시설 이름이 지하의 파르테논 신전입니다.

지하 22m 깊이의 거대한 기둥이 늘어서 있고요. 이 시설이 수도권의 태풍과 홍수에 대응하기 위해 1992년에 착공해 2006년 6월 완공되었습니다. 도쿄 및 주변 지역을 침수와 수해로부터 보호하고 있습니다.

시설의 핵심인 초대형 수조는 축구장 두 개 크기에 약 20만 톤의 물을 저장할 수 있고요. 탱크 수위가 10미터를 넘으면 초당 2백 톤의 물이 항공기 엔진과 맞먹는 출력의 펌프에 의해서 인근 강으로 배출됩니다.

평소에 일 년에 약 7회 정도 가동되는 것이 보통이라고 하고요. 재난 당국은 재해 관리의 중요성을 홍보하기 위해서 평소 사용하지 않는 기간에는 일부 시설을 공개하기도 하고 무료 견학에 영화 및 뮤직비디오 촬영 장소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Q. 끝으로 일본에서 아베 전 총리 국장 관련해서 반대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고 하는데 짧게 전해주실까요? 지금 내각 입장은 좀 어떻습니까?

A. 아베 전 총리가 지난 7월 8일에 총탄에 쓰러진 후에 기시다 총리는 아베 전 총리 장례를 국장으로 하겠다고 발표하고 내각 결정만으로 일사천리로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아베 전 총리는 사학 비리를 비롯해 재임 기간에 많은 비리와 루머가 난무했었습니다만 그런 전 총리를 국가 세금 전액인 국장으로 한다는 것에 반발이 상당합니다.

여론조사에서도 반대가 찬성을 넘고 있고요. 일반 시민뿐 아니라 지식인들 사이에서도 국장은 아니라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윤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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