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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대구 교육감에 대해 알고 싶은 두세 가지 것들


불과 한 달여 전만 해도 강은희 현 대구교육감 이외에는 아무도 6.1 지방선거에 후보로 나서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강 교육감은 교육감 선거 직선제 이후 첫 무투표 당선이 유력해 보였습니다.

그러나 지역 교육계와 시민사회단체들이 나서면서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이들은 5월 3일 무투표 당선은 막아야 한다며 엄창옥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를 교육감 후보로 추대한 것입니다.

그리고 엄 교수가 이를 수용하면서 대구교육감 선거는 양자 구도로 바뀌었습니다.

3파전 속에 치러진 지난 지방선거에서 강 교육감은 2위와 간발의 차이로 당선됐는데 이번에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옛날부터 교육은 백년지대계로 불리며 국가와 사회 발전의 초석을 세우는 중요한 일로 여겨져 왔습니다. 향후 4년 동안 대구 교육의 사령탑이 될 두 후보의 공약과 이번 선거에서 쟁점이 되는 사안에 대해 짚어봤습니다.

엄창옥 "변화" 강은희 "도약"
엄창옥 후보와 강은희 후보는 각각 ‘대전환을 위한 변화’와 ‘성과를 바탕으로 한 도약’을 유권자들에게 약속했습니다.

엄 후보는 5월 23일 열린 대구시 선거방송 토론위원회 주관 후보자 토론회에서 "시민 여러분, 지난 4년간 대구 교육이 좀 좋아졌습니까? 학부모 여러분 공교육 부담이 좀 줄어들었습니까? 교사 선생님 여러분 대구지역의 교사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교단에 서고 계십니까? 대구시 교육의 대전환을 위해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강은희 후보는 "교사와 IT 기업가, 국회의원, 장관을 역임하면서 학교와 기업, 국회와 정부의 여러 다양한 분야를 거치고 폭넓은 경험으로 이미 4년 전부터 대구 교육의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 왔습니다. 이제 4년간의 축적된 경험과 성과를 바탕으로 대구 교육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키겠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강은희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수업 대구교육 전반으로 확산"
강은희 후보는 "첫째, 개별화 교육과 학습 안전망을 구축하고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교육을 확대하겠습니다.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수업 경험을 대구교육 전반으로 확산시키겠습니다. 또한 생태 전환교육과 글로벌 금융경제교육 등 우리 아이들의 학습 역량을 높여서 삶을 살아가는 힘을 기르겠습니다."라고 약속했습니다.

"한 가지 이상의 예술과 스포츠 교육을 활성화해 감사 배려하는 공감하는 힘을 키워 따뜻한 마음과 올바른 인성을 기르겠습니다. 셋째, 사립 유치원 무상 교육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유아교육의 공공성을 기르고 지역 간 교육의 격차를 해소하겠습니다. 특수 교육 대상 학생들에게 개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더 넓고 두터운 지원으로 모두의 가능성을 열겠습니다."고 덧붙였습니다.

강 후보는 "넷째, 학교 폭력 예방과 관계 회복을 지원하고 학교 업무 지원센터를 운영하고 학생의 안전과 건강을 챙기겠습니다. 다섯 번째, 자녀 교육 정보를 제공하고 상담을 위한 학부모 교육원스탑 지원센터를 구축하겠습니다. 그리고 직업계 고교를 혁신해 지역 산업에 기여하는 인재를 기르겠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엄창옥 "학급당 학생 수 20명으로 감축하는 교실 혁신"
엄창옥 후보는 "학습 역량 강화의 제1 조건인 즐거운 학교를 만들기 위해 놀이와 배움이 조화를 이루는 학교 공간을 혁신하고 기초학력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학생이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학생성장통합지원센터를 지역 단위로 설립하고 방학 중에 무상급식을 제공해 오전에는 창의 체험 마을 학교를 열어서 방학 동안에도 학생들이 마을과 함께 성장하도록 돕겠습니다."라고 학부모들에게 약속했습니다.

"선생님에게 약속드리겠습니다. 선생님은 오로지 아이의 학습과 생활 지도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으로 감축하는 교실 혁신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학교 업무 지원센터를 지역별로 설치하여서 선생님의 잡무를 이곳으로 이관시켜서 선생님은 아이들을 교육하는 데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엄 후보는 “마지막으로 시민 여러분들에게 약속합니다. 대구 교육이 무너져 내리고 있고 대한민국의 교육수도가 다른 곳으로 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반드시 세워서 대구시민의 자존심을 회복하도록 하겠습니다. 대구시민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대구교육위원회를 조례로 상설화해서 이곳에서 대구형 교육 과정을 구축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공약했습니다.

엄창옥 교육 복지·시민 참여, 강은희 교육 인프라 구축 '방점'
두 후보의 공약을 살펴보면 엄창옥 후보는 교육 복지와 시민 참여에 방점이 찍혀 있고 강은희 후보는 교육 인프라 구축과 직접적인 교육 부문에 재정 투입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엄창옥 후보는 대구교육위원회 설치와 평교사 참여형 교장 공모제를 시범 실시 후 확대를 약속했습니다. 또한 학부모들의 공교육비 부담을 최소화하고 단위 학교 중심의 교육복지안전망 구축과 특수교육 대상 학생 지원인력 충원, 유치원의 공공성, 민주성 확보도 공약했습니다.

강은희 후보는 교육 인프라 구축이 선행되어야 교육 복지도 가능하다고 강조하며 학습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제적인 수능시험인 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 수업 경험을 대구 교육 전반으로 확산시키고 수업과 평가의 혁신을 통해 공교육 수준을 향상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강은희 "전교조 OUT"···전교조 "전형적인 혐오 표현"
이밖에 두 후보는 전교조와 이른바 ‘낙동강 녹조 물을 쓴 농산물 급식 사용 금지’와 같은 지역의 쟁점 현안에 대해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강은희 후보는 5월 17일 ‘반지성교육 아웃, 반 자유교육 아웃, 전교조 아웃’을 슬로건을 내걸고 ‘중도·보수 교육감 후보연대 출범식’을 가졌습니다.

중도 보수 교육감들은 선언문에서 좌파 권력이 지배하는 대한민국 교육을 반드시 탈환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반지성주의 OUT’, ‘반자유주의 OUT’, ‘전교조 교육 OUT’을 슬로건으로 정책연대, 지지연대, 선거 캠페인 등을 연대하기로 했습니다.

이 때문에 전교조로부터 다른 교육감 후보들과 함께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됐습니다.

전교조는 "전교조 교육 아웃이라는 구호는 전형적인 혐오 표현으로 특정 노조와 소속 조합원 아웃을 의미하고, 노조 가입 활동을 이유로 노조와 조합원을 차별하고 배제하도록 선동하는 행위"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혐오 표현은 단순히 노조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하는 문제가 아닌, 실제 노조와 소속 조합원의 활동을 심각하게 위축시키는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엄창옥 "진보-보수 나누는 순간부터 잘못"
반면 엄창옥 후보는 후보자 토론회에서 "(강은희 후보가) 진보 말씀을 사용하시는 게 좀 걸리네요. 우리 사회 안에는 여러 형태의 생각을 가지는 분들이 모여 있습니다. 그리고 그 구성원 중의 한 사람도 학생이죠. 학생들도 여러 생각을 가지는 집단입니다. 그래서 교육이라는 것은 진보와 보수를 나누는 순간부터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통합된 사고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밝혔습니다.

평교사 참여형 교장 공모제, 엄창옥 "큰 기여" 강은희 "굉장한 부작용"
엄 후보는 평교사 참여형 교장 공모제에 대해서도 "기존의 교장 제도가 너무나 서열화되고 관료화 되어 있는 결과가 있기 때문에 이런 제도가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평교사 교장 공모제는 평교사님에게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주는 의미도 있고요. 긴장을 통해서 학교를 개혁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저는 판단합니다."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강은희 교육감은 "특정 단체에서 주장하는 평교사 교장 공모제는 처음에는 공모제로 갔다가 4년 하고 교사로 돌아가야 하는데 완전히 교장 그대로 하고 4년, 8년, 10년까지 하는 경우도 많아서 굉장한 부작용이 있습니다. 이상적으로는 그렇게 느껴질 수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나온 결과를 보면 정말 뜻밖의 내용들이 많다는 것을 이 기회에 정말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강하게 반대했습니다.


환경단체 "강은희, '녹조 급식' 무대책"···엄창옥 "녹조 독성에서 안전한 급식 실현"
2022년 3월 22일 환경운동연합은 2021년 낙동강 '녹조 물'로 재배된 무‧배추‧쌀에서 발암 생식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최대 1㎏당 3.18㎍이 검출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공동 조사를 통한 결과는 2022년 1월과 3월 두 차례 발표되었는데 이명박 정부 당시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에 8개 보가 생겨 물 흐름이 정체되면서 녹조 발생의 한 원인으로 지적되었습니다.

이런 마이크로시스틴 수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간 병변 독성 일일 기준'의 2.48배, 생식 독성 기준의 8.83배를 넘고, 프랑스의 '생식 독성 기준'에는 15.9배를 초과하는 수준입니다.

2021년 8월 낙동강 물(원수)을 분석한 결과, 마이크로시스틴이 최대 7,000ppb가 검출되었는데, 미국 환경보호청(EPA) 물놀이 금지 가이드라인(8ppb)의 875배가 넘는 수치였습니다,

마이크로시스틴은 독성물질인 청산가리의 100배나 되는 맹독이고, 국제암연구기관(IARC)에 의하여 발암성이 높은 물질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대구참여연대 등 25개 단체로 구성된 '낙동강 녹조 문제 해결을 위한 대구공동대책위원회'는 2022년 5월 9일 오전 대구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녹조 독이 든 낙동강 물로 재배된 농산물이 학교급식에 포함돼서는 안 된다"며 "우리 아이들 급식 안전을 내팽개친 강은희 교육감을 규탄한다."고 목청을 높였습니다.

이들은 "지난 3월 대구교육청에 안전한 급식을 위해 대책 마련을 요구했지만, 한 달이 넘었지만 구체적인 활동을 하고 있지 않고 있으며 같은 낙동강을 끼고 있는 경남교육청과의 행보가 너무 다른 대구교육청에 실망을 넘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 덧붙였습니다.

엄창옥 후보는 이와 관련해 녹조 독성 물질은 물론 GMO(유전자 조작 유기체)로부터 안전한 급식을 실현하겠다고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반면 강은희 후보는 녹조 낙동강 물로 재배한 농산물을 학교 급식으로 쓰면 안 된다며 항의 방문한 시민단체 대표들을 만나주지 않았습니다. 대신 친환경 식재료 공급으로 안전한 급식 제공을 약속했습니다.


차별금지법 제정, 강은희는 설문에 응답 안 해
차별금지법 제정과 관련해서는 강은희 후보는 의견을 내지 않았고 엄창옥 후보는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보였습니다.

대구·경북 차별금지법제정연대(제정연대)는 5월 18일부터 23일 사이 대구·경북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후보 11명에게 정책 설문을 진행했습니다.

제정연대는 사회적 소수자 및 약자에 대한 차별·혐오 예방을 위한 조례제정 필요성 공감 여부,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국제 인권 조약기구 권고의 행정 반영 여부,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혐오 조장에 대한 견해, 사회적 약자 차별 예방, 인권 증진을 위한 방안 등을 물었습니다.

강은희 후보는 질의에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엄창옥 "조례 제정 필요" 응답 뒤 철회···인권단체 "당혹·실망, 사과해야"
엄창옥 후보는 처음에는 조례 제정 필요성에 공감하고, 국제 인권 조약기구 권고를 행정에 적극 반영하며, 차별과 혐오는 절대 용납해선 안 된다고 답했고, 별 예방 및 인권 증진 방안으로는 1순위로 인권 조례 강화를 꼽았고 2순위로는 공무원의 인권 교육 강화를 꼽았습니다.

하지만 5월 25일 엄 후보 선거대책본부는 "설문조사에서 '동의 한다'는 답변은 공보담당자의 실수"라며 정정 보도를 요청했습니다.

선대본부는 "사전에 차별 반대 인권 의식 설문조사에 답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정해두었는데 공보담당자가 개인 의견을 보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구·경북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같은 날 "엄창옥 후보의 정정 보도에 당혹스러움과 실망을 감출 수 없다"면서 "대구시민과 사회적 소수자에게 사과하라"며 25일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제정연대는 "답변을 거부하는 것은 인권 증진과 혐오 차별에 반대하는 기본적인 교육철학이 결여된 것으로 교육 행정의 수장으로 자격 미달"이라 주장했습니다.

지역 사회 세 대결도 나타나
두 후보를 두고 지역 사회의 세 대결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초·중등 교원과 일반직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퇴직 교직원 단체는 5월 24일 강은희 후보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대구·경북 지역 전·현직 교수 251명을 대표한 교수들도 25일 오후 강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후보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반면 교단을 떠난 원로 교육자들은 5월 23일 "교육 주체들을 주인으로 섬기는 민주적인 학교 운영과 현장 중심의 교육 행정을 구현하는 교육감이 필요하다"면서 엄창옥 후보를 지지했습니다.

또 5월 17일부터 24일까지 대구지역의 시민 사회를 통해 개인 자격으로 5천 명이 넘은 사람들이 지지 선언에 동참했습니다.

강은희, 2018년 선거 직후 1심에서 벌금 2백만 원···항소심 80만 원으로 '기사회생'
교육감 직선제가 시행된 2010년 지방선거 이후 대구교육감은 우동기 전 영남대 총장이 연임한 뒤 2018년 강은희 교육감이 당선됐습니다.

당시 강 교육감은 진보 후보 2명과 3파전을 치르며 40.72% 득표율을 기록해 38.09%의 김사열 후보를 제치고 간발의 차이로 이겼습니다.

선거 직후 강 교육감은 선거 홍보물 등에 정당 경력을 표시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당선무효형인 벌금 200만 원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러나 항소심에서 벌금 80만 원으로 감형되며 기사회생하며 교육감직을 유지했습니다.


'마지막 여론조사' 강은희 33.6% 엄창옥 17.3%
MBC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대구·경북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후보 지지도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강은희 후보 33.6%, 엄창옥 후보 17.3%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조사는 MBC를 비롯한 지상파 방송 3사가 대구는 한국리서치, 경북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서널에 각각 의뢰해 5월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대구 8백 명, 경북 803명의 응답을 얻었고, 두 조사 모두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 3.5%포인트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됩니다.

심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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