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디지스트가 교수 채용 비리 의혹으로 총장 등 6명이 입건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횡령 의혹까지 불거졌습니다.
수사 대상 교수 가운데 한 명이 연구비를 횡령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데요,
연구비로 각종 가전제품에다 안경, 의류 등을 구매했다는 의혹이 나와 경찰이 수사하고 있습니다.
김은혜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한 문구점에서 촬영한 거래 대장입니다.
물품명에는 결재 또는 한자로 '들 입', 금액은 + 더하기로 표시됐습니다.
금액은 수백만 원씩 '늘었다 줄어들었다' 반복합니다.
빼기 표시로 금액이 줄어들 때 항목을 보면 스마트폰 여러 대, 냉장고에다 건조기, 청소기 같은 생활 가전이 등장합니다.
명품 만년필에 커피머신, 안경과 바지 등 잡화도 쓰여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2020년 12월부터 22년 8월까지 2,300만 원이 장부에 더해졌고 2천만 원이 빠졌습니다.
펜과 파일, 문구류를 산 기록도 있지만 대부분은 문구점에서 샀다고 보기 힘든 물건이 기록돼 있습니다.
이 거래 대장 표지에 적힌 이름은 당시 디지스트 주요 보직을 맡고 있던 한 교수입니다.
학교에는 연구비로 토너나 문구류를 샀다며 증빙 자료를 냈는데, 실제로는 개인 용도로 쓴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신고를 받아 조사한 국민권익위원회는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경찰청에 사안을 넘겼습니다.
문구점 관계자는 "교수의 부탁을 받고 온라인몰 등을 통해 물건을 사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학교 측은 수사가 시작되자 해당 교수를 중요 보직에서 해임했습니다.
◀디지스트 관계자▶
"관련 사항이 현재 수사 중이기 때문에 학교 차원에서 특별하게 드릴 말씀이 없고 수사 결과가 나오면 관련 규정에 따라서 조치할 예정입니다."
해당 교수는 디지스트 교원 채용 비리 의혹으로 입건돼 5월 압수수색을 받기도 했는데 연구비 횡령 의혹과 관련해서도 경찰 수사 중이라며 입장을 밝히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해당 교수를 횡령 혐의로 추가 입건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은혜입니다. (영상취재 이승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