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끝난 후 패배한 여당과 압승한 야당 모두 정당의 대표와 원내대표를 새로 선출하는 과정에 돌입했습니다.
정부와 대통령실에서도 국무총리와 비서실장의 인선을 두고 분주함을 넘어 혼란스러운 모습도 보이고 있습니다.
야당에서는 국회의장 후보를 놓고 벌써 분주한 모습입니다.
모두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받들겠다는 다짐을 앞세우고 있습니다.
사리분별이라는 말은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말입니다.
드러난 일의 숨을 가닥을 살펴 옳은지 그른지 살피는 일을 말하기도 하고, 일의 진행 상황을 살펴 그 앞뒤의 체계가 맞는지 그른지를 따지는 것을 말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말이 자신의 처신과 언행의 알맞음을 경계하는 것으로 쓰이면 선의의 말일 수 있지만, 그것을 타인에게 적용하고 그렇지 못한 인간을 비웃는 일에 쓰이는 순간, 이는 고통스런 규범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 주장과 판단이 옳고 이를 고집하는 마음을 분별심이라고 하고 이는 극복해야 하는 대상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선거에서 패배한 이유와 승리한 이유에 대해 답하는 과정을 보면, 여당과 야당 모두 민심과 현 상황에 대한 사리분별이 잘 되고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은행 대출금 연체율은 8년래 최고 수준이고, 물가를 비롯해 민생을 위협하는 폭탄들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자영업자들의 한숨은 이제 비명이 되고 있습니다.
지금 상황에 대한 정치권의 사리분별은 의심스럽고, 내 생각을 관철하고야 말겠다는 분별심만 더 커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