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라이온즈가 2023시즌을 8위로 마무리했습니다. 7위는 롯데자이언츠, 9위는 한화이글스죠. 가을야구에 나란히 초대받지 못한 3팀은 마지막 가을야구의 시간이 9위 한화이글스가 2018년, 8위 삼성라이온즈는 2021년, 7위 롯데자이언츠는 무려 2017년이 마지막입니다.
사실 이 세 팀은 1999년에는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 싸우던 팀이었습니다. 양대 리그였던 당시 포스트시즌에서 매직리그 1, 2위 삼성과 한화, 드림리그 2위 롯데가 모두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매직 1위 삼성은 드림 2위 롯데와 7전 4선승제 플레이오프를 펼쳤는데요. 3승 3패의 접전으로 이어진 승부는 결국 1999년 10월 20일 플레이오프 7차전으로 이어집니다.
삼성과 롯데는 여기서 이겨야 플레이오프에서 4승을 거두며 이미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한화와 만나게 되는 상황이었는데요. 삼성이 2대 0으로 이기고 있던 6회 초, 롯데 호세 선수가 솔로 홈런으로 따라갑니다. 그러자 관중석에서 이른바 '국물이 든 컵라면'부터 페트병과 소주병, 오물 등을 호세 선수를 포함해 롯데 선수들에게 던지기 시작했고, 여기에 화를 참지 못한 호세 선수는 관중석으로 야구 배트를 던집니다. 이 장면은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에서 버스 방화만큼이나 유명한 역사적 장면-물론, 좋지 못한 의미에서-으로 남겨졌는데요.
이후 야구장은 관중석에서 던진 쓰레기가 쌓여갔고, 롯데 선수들은 경기장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당시 TV 중계 캐스터는 이 상황을 두고 "프로야구 18년사에 가장 치욕적인 경기"라고 평가했는데요, 23분 동안 중단됐다가 다시 시작한 플레이오프 7차전은 11회 말이 되어서야 5대 6, 롯데의 한 점 차 승리로 끝났습니다.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롯데는 한화에 1승 4패로 무너지며 준우승에 그쳤는데요. 이 시리즈가 롯데엔 2023년을 기준으로 마지막 한국시리즈였습니다. 우승팀 한화 역시 당시의 기쁨이 팀의 마지막 우승이 되리라 생각지는 못했을 겁니다. 결국, 당시의 치욕스러운 경기 결말이 모두에 엄청난 나비효과로 돌아온 듯한데요. 10월 30일부터 펼쳐지는 2023 플레이오프를 남의 잔치로 집관해야 할 이 3팀, 가을야구의 계절에 1999년의 기억이 어떻게 남겨져 있을까요?
(영상취재 장우현, 영상편집 윤종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