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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제철소서 일하다 암"···32년 근무 노동자 숨져

◀앵커▶
3년 전 포스코 제철소 노동자들의 직업병 문제가 드러나면서 포스코 작업환경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그런데 지난주 포항제철소에서 일하다 폐암에 걸린 노동자 한 명이 또 숨졌습니다.

유족들은 장례도 미룬 채 포스코의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박성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제철보국 천지에 내 몸은 폐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

지난 20일, 폐암 투병 끝에 숨진 포항제철소 노동자 김 모 씨의 글입니다.

김 씨는 32년 동안 포항제철소 안의 '롤 숍'에서 마모된 롤을 연마하는 일을 했습니다.

인체에 유해한 오일 미스트와 미립자 형태의 중금속 분진과 흄이 발생하는 공정입니다.

◀김 모 씨 고 김 모 노동자 아내▶
"(남편이) 힘들다고는 얘기하셨어요. 그리고 항상 퇴근해서 오면 안에 쇳가루라든가 먼지가 많이 있어요."

2020년 방영된 포항 MBC 다큐멘터리 <그 쇳물 쓰지 마라>.

방송 이후 포스코 노동자들의 직업병 문제가 수면 위로 올랐고, 김 씨도 폐암 판정 직후인 2021년 암에 걸린 동료들과 함께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를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2년 가까이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치료비와 생계를 위해 김 씨는 폐암 말기 상태에서도 1년을 더 일터로 향해야 했습니다.

◀김 모 씨 故 김 모 노동자 아내▶
"많이 답답하다고… 왜 안 되냐고… 어떻게 해야 할지 그런 것도 많이 힘들어했죠."

긴 기다림 끝에, 세상을 떠나기 보름 전에야 인정받은 산업재해.

그러나 유족들은 김 씨가 숨진 지 일주일이 되도록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산업재해가 맞다는 판정에도 원청인 포스코는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포스코 앞에서 사과를 요구하던 중 실신하기도 했습니다.

동료들은 노동부의 책임도 따져 물었습니다.

치료받을 권리를 위해 산재 처리 기간을 단축하고, 지난 2021년 시작한 포스코 역학조사 결과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탁영민 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지회 롤앤롤분회장▶
"노동자가 배제된 채 1천만 평이 넘는 포항, 광양 제철소에 13명만으로 진행된 역학조사는 종료 후 결과에 따라 부실 조사 의혹이 나올 수밖에…"

포스코는 직업병 문제가 제기된 이후 보건자문위원회를 꾸려 직원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며 근로복지공단의 조사에도 성실히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김 씨의 산재와 관련해선 대법원의 근로자지위확인소송 판결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책임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김 모 씨 고 김 모 노동자 아내▶
"이렇게 아프게 해서 미안하다고… 미안하다는 그 사과를 아무것도 듣지 못했으니까... 더이상 이렇게 아픈 사람, 암 환자라든가 안 나왔으면 좋겠어요."

MBC 뉴스 박성아입니다. (영상취재 최보식)

박성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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