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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연령 85살' 칠곡 래퍼 할머니들의 한가위

◀ 앵 커 ▶
고향을 방문해 가족, 친척과 함께 차례상을 지내는 민족 최대 명절 한가위에 이색 행사를 여는 마을이 있다고 합니다.

여든을 넘어 한글을 깨친 ‘칠곡 할머니’들이 바로 그 주인공들인데요.

최근에는 래퍼로 변신해 활약하고 있는데, 마을 주민들이 모여 할머니들의 춤과 노래 솜씨를 감상하며 즐거운 한가위를 보냈습니다.

한태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북 칠곡군 지천면 85살 박점순 할머니 집에 아들과 며느리, 손자, 손녀가 모였습니다.

민족 최대 명절 한가위를 맞아 모처럼 아침을 함께 합니다.

최근 칠곡 할머니들로 구성된 래퍼 그룹 '수니와 칠공주'의 리더인 박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강혜은 박점순 할머니 손녀▶
"스타 됐어. 우리 직원들도 다 알던데. 직원들도 다 알아 가지고 할머니 우리(가) 초청해야겠다면서"

◀강현우 박점순 할머니 아들▶
"그래서 나이가 이제 80 넘어서 (그래) 랩도 하고 뭐, TV에도 나오고···"

식사 후 할머니는 즉석에서 랩을 선보이기도 합니다.

◀박점순 할머니▶
"혜은아, 할머니 한다. 고추밭에 고추 따고 오이밭에 오이 따고, 가지밭에 가지 따고 수박밭에 수박 따고 호박밭에 호박 따고 집에 오니까 너무너무 행복해요~~"

랩을 선보일 할머니는 박 할머니만이 아닙니다.

마을 회관에 동네 주민들이 모였는데, 할머니 8명의 공연을 보기 위해서입니다.

아흔이 넘은 최고령 92살 정두이 할머니부터 최연소 75살 장옥금 할머니까지 평균 연령이 85살입니다.

◀현장음▶
"학교 종이 땡땡친다, 어서 모이자. 경로당에 선생님이 기다리신다~~"

어릴 적 배우지 못한 아쉬움을 랩으로 달랩니다.

◀현장음▶
"한글 배워 시 쓰고 책도 낸다네. 주소 열람, 노래 가사 읽을 수 있네. 기역, 니은···"

농사만 짓던 할머니들의 멋진 변신에 도시에 살던 가족들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할머니들이 자랑스럽기만 합니다.

◀이상록 홍순연 할머니 손자▶
"솔직히 좀 많이 좋았어요. 왜냐하면 랩을 하신다니까, 진짜 젊은 사람도 잘 못하는 건데 할머니가 하신다니까 너무 좋아서 친구들한테 막 자랑을 했어요."

◀김광자 칠곡군 지천면 신4리 부녀회장▶
"정말 즐겁습니다. 젊은 사람 못지않습니다, 지금. 얼마나 (마을이) 활성화도 잘되고, 이렇게 또 모이기도 힘든데 차례상도 모시고···"

차례를 지내고 함께 모여 오랜만에 웃음꽃을 피우는 분위기가 갈수록 사라져 가는 요즘 한가위. 

하지만, 이 마을은 할머니들의 열정으로 마음이 풍성한 한가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한태연입니다. (영상취재 김종준)

한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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