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영덕 천지원전 백지화로 당초 지급했던 원전 지원사업 가산금 등 409억 원을 지난 2021년 모두 회수해 갔는데요,
영덕군이 이에 반발해 정부를 상대로 행정 소송을 제기했지만 최근 1심 판결에서 패소했습니다.
정부가 원전 건설 계획을 번복하는 바람에 10여 년간 일방적 피해를 겪어 온 주민들은 부당한 판결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형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정부가 지난 2012년 천지 원전 건설을 추진했던 원전 예정지입니다.
당시 원전을 유치한 대가로 정부는 영덕군에 380억 원의 특별지원사업 가산금을 지급했는데 이후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 백지화되면서, 정부가 영덕군에 줬던 돈을 이자까지 붙여 모두 회수해 갔습니다.
영덕군은 지난 2021년 이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최근 1심 판결에서 패소했습니다.
영덕군은 "원전 건설 요청에 동의하고 사전 신청한 지자체에 정부가 제공한 불가역적인 인센티브"라고 주장한 반면, 정부는 "원전 건설을 위한 지원금인 만큼, 건설 계획이 취소된 상태에서 법적 근거가 상실됐다"는 입장인데, 법원의 판결은 정부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영덕군은 항소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습니다.
◀윤사원 영덕군 일자리경제과장▶
"(1심에서) 패소를 했습니다만 판결문의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서, 주민들의 어떤 보이지 않는 피해에 대해서도 보상받을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잘 검토해서 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영덕군은 천지 원전 때문에 지역민들이 찬반으로 갈려 큰 사회적 갈등을 빚었고, 원전 예정 구역으로 묶여 있었던 주민들도 10년간 재산권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해, 심각한 경제적 피해를 겪어 왔다며, 이번 판결에 대해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미상 영덕군 영덕읍 석리 이장▶
"(원전 예정 구역 지정으로) 10년 동안 보상 못 받은 피해 지역에 조금이라도 보상을 해 줘야 하는 게 그게 정당한 거거든요, 정부가 이렇게 한다 그러면 누가 땅을 내주겠으며, 협조하겠으며, 우리 마을 주민들은 진짜 원전 소리만 나오면 피가 끓는다니까."
일방적인 원전 정책 변화로 인한 피해를 영덕군이 고스란히 떠안게 되면서, 정부와 한수원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형일입니다. (영상취재 박주원, CG 박상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