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23년 경찰과 대구시 공무원 사이 발생한 사상 초유의 공권력 충돌 사건 기억하십니까?
5월 24일, 그 첫 번째 사법부 판결이 나왔는데, 대구시의 행정대집행 때문에 손해가 발생했으니 배상하라며 퀴어축제 조직위 손을 들어줬습니다.
대구 퀴어문화축제조직위는 국민의 기본권인 집회의 자유를 확인한 의미있는 판결이라며 환영했는데요, 이와 관련한 검찰 수사에도 영향을 줄지 관심입니다.
조재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023년 6월 대구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퀴어문화축제가 열렸습니다.
대구시는 도로점용 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무대와 부스를 강제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시도했습니다.
그런데 경찰은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공무원을 막아서며 공권력끼리 충돌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퀴어축제 조직위는 행정대집행 등으로 손해가 발생했고 명예가 훼손됐다며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홍준표 시장과 대구시는 퀴어문화축제 집회 방해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다만 홍준표 시장이 SNS에 올린 글과 관련한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배상 금액으로 조직위는 홍 시장 상대 천만 원, 대구시 상대 3천만 원 등 4천만 원을 청구했는데, 재판부는 700만 원으로 산정했습니다.
조직위 측은 공권력을 이용한 국가폭력을 인정한 것이라며 환영했습니다.
◀장서연 퀴어축제조직위 측 변호사▶
"대구퀴어문화축제 이외에 최근에 윤석열 정부 들어서 점점 더 집회의 자유에 대한 공격 침해 방해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 이 집회의 자유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확인한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생각을 하고요."
SNS를 통한 모욕과 명예훼손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대해서는 판결문을 받아본 뒤 대응하기로 했습니다.
퀴어축제 행정대집행 관련 첫 사법부 판단이 나온 만큼 검찰에도 관련 사건에 대한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며 올해 퀴어축제도 하반기에 대구 도심에서 열겠다고 밝혔습니다.
◀배진교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
"검찰에도 좀 더 소(수사)를 빠르게 진행을 시켜달라는 요청을 드릴 예정이고요. 그리고 오늘 이 (법원)판단에서 대구시가 대구 퀴어문화축제의 집회를 방해했다는 것이 분명하게 드러났기 때문에 앞으로의 어떤(퀴어축제) 진행에도 크게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퀴어축제 도로점용 행정대집행을 두고 대구시 공무원과 경찰 간 충돌에 대해 홍 시장은 국정감사장에서도 '법은 자신이 더 잘 안다'며 도로점용 관련 법제처 해석마저 깎아내리는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용혜인 의원▶
"2023년 10월 23일 대구시 국정감사 "법제처에서 (대구시에서 요청한) 유권해석을 반려하면서도 '모든 경우 별도로 도로 점용허가를 받아야 된다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
"그거는 법제처에서 해석을 하면서 오바한 거죠."
퀴어축제 충돌 이후 홍준표 대구시장과 대구시는 경찰의 잘못이라며 맞고발하는 등 갈등을 빚어왔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적법하게 신고한 집회에 행정대집행으로 발생한 손해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리며 대구시 주장과 반대로 조직위 손을 들어줬습니다.
mbc뉴스 조재한입니다. (영상취재 김경완 그래픽 이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