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회원 수가 300명 가까이 되는 대구의 한 필라테스 학원 대표가 돌연 휴업을 통보하고 잠적했습니다.
최근까지도 회원을 모아왔는데, 피해자들은 의도된 '먹튀'라고 의심하며, 대표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이 학원은 전국에 지점이 여러 곳이어서 피해는 더 늘어날 걸로 보입니다.
손은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창 수업해야 할 시간에 필라테스 학원 문이 굳게 닫혀있습니다.
구석에는 특별할인 전단이 상자째 쌓여있습니다.
이 학원은 일주일 전 돌연 문을 닫았습니다.
등록 회원이 280여 명인 곳입니다.
처음엔 2주만 쉬는 거라고 안심시키더니 며칠 뒤 경영악화로 매각을 추진 중이라며 환불은 안 된다고 문자로 통보했습니다.
미리 낸 수강료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300만 원에 달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피해자 부모▶
"우리 애도 지난주부터 예약이 안 되고 해서 오늘 온 거거든요. 지금 140회 끊어서 30회 정도밖에 이용을 안 해서…"
피해 회원들은 의도적인 '먹튀'라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학원이 할인행사로 1~2년 장기회원을 대규모 모집한 뒤 이런 일이 터졌다는 겁니다.
◀피해자▶
"본사 직원이라고 하면서 남자분이 와서 상담하고 계셨고 기존 회원은 VIP로 더 싸게 해주겠다, 계속 장기권을 유도하셨거든요. 지금 거의 딱 3개월 지났잖아요. 보통 사람들이 3개월 할부를 많이 했는데…"
회원 모집하던 때 이미 건물 임대료와 관리비는 수개월째 밀린 상태였습니다.
전·현직 강사와 직원의 임금 역시 주지 않고 있었습니다.
◀피해 직원▶
"(연말 할인) 행사를 진행해서 엄청나게 매출이 많이 났거든요? 12월 매출이 났는데도 불구하고 18일(월급) 날짜에 매출액이 없고 또 재정난 때문에 임금을 못 주겠다…"
피해자들은 사기 혐의로 학원 대표를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직원 10여 명도 노동청에 임금체불 신고를 준비 중입니다.
학원 관계자에 따르면 피해자는 200여 명, 피해금은 1억 원을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학원은 전국에 지점 20여 곳을 둔 프랜차이즈 업체입니다.
직영점을 중심으로 폐업과 휴업이 잇따르고 있어서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전망입니다.
한편, 취재진은 학원 측에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MBC 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 취재 한보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