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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주객전도' 대구시의회 시정질문


◀앵커▶
9월 16일 대구시의회에서는 홍준표 시장을 상대로 시정질문이 열렸습니다.

시의원 4명이 나서서 대구시의 현안들에 대한 질문 공세에 나섰는데요, 그동안 대구시의회가 거수기 전락했다는 지적을 받아왔고, 그런 지적에 발끈해 벼르고 있다는 소식 전했는데요.

혹시나 했는데, 막상 회의가 열리자 역시나 였다고 합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손은민 기자, 대구시의회에서는 어떤 현안들이 나왔습니까?

◀기자▶
9월 16일 시정질문은 도시철도 순환선 차량 시스템과 노선 변경, 두 번째는 도심 내 군부대 이전에 따른 기본 방향과 목표,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의 제대로 된 추진과 경쟁력 확보 방안, 네 번째는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 계획 변경과 절차적 정당성 문제 등이었습니다.

군부대 이전은 현재 칠곡과 군위, 그리고 제3의 지자체를 포함해 3개의 지자체에서 군부대 유치를 희망해 왔고 국방부가 대구 군부대 이전을 밀리터리 타운 시범지역으로 하겠다는 의향을 받았다고 홍 시장은 밝혔습니다.

나머지 현안에 대해서도 시정의 방향과 절차에 대해 설명을 하는 정도였습니다.

◀앵커▶
시정 질문은 일괄적으로 묻고 일괄 답하기도 하고, 질문과 답변을 바로바로 주고받는 일문일답 방식도 있는데, 첫 번째 질문부터 일문일답으로 진행됐다고요?


◀기자▶
김대현 시의원은 그간 대구시가 수년간 막대한 예산과 행정력을 투입해 역점 추진해 오던 도시철도 순환선 트램 사업이 어떤 심각한 하자가 발생했길래 전면 재검토한다는 건지, 대안으로 내세운 모노레일이 경제적 타당성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대비책은 무엇인지 따져 물었습니다.

홍준표 시장은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 신림선을 트램으로 하기로 했다가 폐기됐다며 60년 전에 폐기된 전철을 대구에 까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습니다.

트램이 두 차로를 차지하게 되는데 대구의 달구벌대로는 모를까 나머지 도로들은 4차로가 대부분인 대구 실정에는 맞지 않다고 했습니다.

◀앵커▶
이번 회기에 앞서 의원들이 거수기가 아니라 견제 역할을 제대로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는데, 홍 시장 기세가 좀 꺾였습니까?


◀기자▶
김대현 의원은 트램을 구시대 유물이다, 교통정체 문제다, 이렇게 말로 하지 말고 어떤 근거로 한 것인지 재차 삼차 따져 물었는데요, 여기에 대해 홍 시장은 이미 답변한 내용을 다시 묻는다며 대구시 50년 미래를 보고 대구 도시계획부터 바꾸고 산업을 바꾸면 교통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고 통합 신공항까지 연결될 수도 있는 것까지 감안하면 트램은 적절하지 않다며 기존의 주장을 고수했습니다.

김 의원은 홍 시장이 이야기하는 AGT, 즉 무인궤도 대중교통의 경우, 몇 년 전 경제성 검토에서 종합평가가 미흡했다며 지적했지만 홍 시장은 대구 미래를 위한 사업이 진행되면 경제성을 갖출 것이라며 받아넘겼습니다.

서너 번 답변을 재촉하던 김 의원은 그래도 만일 경제성 통과 안하면 어쩔거냐고 하자 홍 시장은 "나 죽고 난 뒤일 겁니다"라며 응수했습니다.

◀앵커▶
그다지 공격다운 공격, 매섭게 따지지는 못한 것 같은데요?

◀기자▶
몇 차례 질문 답변이 오가다 결국 김 의원은 "시장님, 참 대단하십니다"라는 말로 사실상 시정질문을 마무리했는데요, 홍 시장의 거침없는 답변에 오히려 질문자가 머쓱해지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시의원들 사이에서는 실소가 터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따져 묻고 몰아세울 건 몰아세운다는 시정질문이 대구시정의 큰 방향에 대한 재확인 절차에 그쳐버린 점을 두고 주객이 전도됐다는 평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김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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