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울진군에 한우 2600마리를 동시에 사육하는 대규모 축산단지가 추진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대구환경청은 이 부지가 보존 가치 높은 자연 지역이라며 개발이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는데요.
환경오염 피해를 우려하는 주민들의 반대 여론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습니다.
박성아 기자의 보도입니다.
◀박성아 기자▶
울진군 근남면에 위치한 스마트 한우 축산단지 부지입니다.
19만 5천 제곱미터, 축구장 27개 크기로, 소 2,600마리를 사육하는 대규모 축산 단지가 들어설 예정입니다.
지난 2019년부터 국비 62억 원, 군비 22억 원, 민간 118억 원 등 총 2백억 원이 넘는 사업비가 투입돼 추진돼왔습니다.
박성아)그런데 대구환경청이 최근 이 부지에 대해 축산단지 개발이 부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사업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대구환경청은 수달 등 법정보호종이 서식할 정도로 보존 가치가 높은 자연 지역이고 부지 주변에 마을이 형성돼 있어 주민 피해가 우려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인터뷰▶이유진/ 울진군 근남면
"(부지에서) 불과 한 2~3미터 거리, 우리 밭 끝과 접해 있죠. 집 하고는 (거리가) 100미터도 안 되죠."
부지 반경 2백여 미터 안에 살고 있는 주민만 22가구.
주민들은 대규모 축산단지가 들어설 경우 심각한 환경오염이 발생해 생존권을 위협 받을 수밖에 없다며 우려하고 있습니다.
또, 사업 추진 과정에서 주민들에게 제대로 된 동의를 얻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남우진/ 근남면축산단지반대통곡투쟁위원회 부위원장
"동의도 한 번 받은 적도 없고 설명회를 한 적도 없고 공청회도 한 적도 없고. 모든 절차도 다 위반했고. 일방적으로 다 해놓고 이제 와서 어떻게 하면 될까..."
사업을 추진 중인 법인 측은 대체 부지 확보가 어려워 다른 지역으로 옮기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김홍석/ 스마트 축산 법인 관계자
"우리가 대체 부지를 살 수 있는 능력은 안 되고. 우리가 축사 안에서 오물이 밖으로 나올 수 없는 건축을 하거든요."
울진군은 민간 주도 공모사업이라 허가 당시 주민 동의가 필수 사항은 아니었지만 대구환경청의 의견을 참고해 사업 계획을 수정하고, 통합위원회를 꾸려 의견을 모으겠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전찬걸/ 울진군수
"(환경영향평가 초안에서) 부적합하다는 장소를 제외시키면 (본안에서)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어떻게 축소하고 어떤 양으로 할 거냐, 이것은 통합위에서도 (논의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사업 전면 중단을 요구하며 릴레이 시위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어서 대규모 축산단지를 둘러싼 갈등은 쉽게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MBC 뉴스 박성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