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구MBC NEWS대구MBC NEWSDESK대구MBC NEWSDESK, TODAY 리포트 대구MBC 사회사회 일반지역

대구테크노폴리스 의료용지 8년째 방치···왜?

◀앵커▶
지금은 아파트 등이 빼곡하게 들어선 대구 달성군 테크노폴리스 지역에 허허벌판으로 남은 땅이 있습니다.

의료용지로 2014년 분양된 땅인데, 8년이 지나도록 병원은 들어서지 않고 있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양관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구 달성군 테크노폴리스 용지입니다.

한 가운데 땅 1만 5천여㎡에 잡초만 무성히 자라고 있습니다.

이 땅은 LH가 2014년 의료시설 용지로 분양했는데 병원이 들어서지 않아 버려진 땅이 됐습니다.

◀대구 달성군 주민 A씨▶
"(병원)짓는다는 느낌이 안 들어요. 완전 이렇게 놓고 있으니까. 땅파기도 안 했는데 언제 하겠습니까."

◀대구 달성군 주민 B씨▶
"(병원 설립)진행되다가 멈췄다는 소리만 들었고요. 땅 문제도 있다는 소리가 들리긴 하더라고요."

당시 테크노폴리스 계획서를 보면 관련 법령에 따라 병원을 설치할 수 있는 사람에게 분양해야 하는데, LH가 비의료인 12명에게 93억 6천여만 원에 분양해버렸습니다.

최초분양자인 이 12명은 2년 뒤인 2016년 다른 비의료인 2명에게 6천만 원을 더 받고 땅을 팔았습니다.

당시 미등기 상태에서 땅을 사고팔아 택지개발촉진법 위반으로 이들 14명과 부동산중개업자는 벌금 200만 원을 받았습니다.

이들은 또 실제 거래금액과 다른 계약서를 작성해, 3억 원의 과태료 처분까지 받았습니다.

◀양덕모 대구 달성군 주민▶
"중심 상가가 여기 있고 접근성이 가장 여기가 좋습니다. 병원 같으면 병원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분양됐어야 하는데 소위 말해서 업자들에게 분양돼서 오늘까지 이 사태가 왔거든요."

그런데 땅 주인들은 벌금과 과태료로 수억 원을 물고도 오히려 이득을 보고 있습니다. 

2020년 의료법인 관계자가 병원을 짓겠다며 최초 분양가의 3배에 이르는 250억 원에 땅을 사겠다고 접근했습니다.

그런데 땅 주인들은 50억을 더 올린 300억 원을 요구하며 계약 성사 단계에서 계약을 파기해버렸을 정도입니다.

◀의료법인 관계자▶
"(250억 원) 주려고 했는데 이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면서 누가 돈 더 준다해가지고 300억 원에"

LH가 의료인이 아닌 일반인에게 땅을 분양한 뒤 8년이 지나도록 병원 건립은 되지 않고 땅값만 올랐습니다.

◀김무락 변호사▶
"LH의 고유사업이라고 하면 공공임대주택 공급, 주거환경 개선, 도심 공공재 개발, 이런 건데 그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 분양에만 집중하다 보니까 결국 고유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워지는 이상한 구조가 되는 거죠."

LH는 비의료인도 병원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최초 분양은 문제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앞으로는 의료법에 따라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는 사람인 의료인이나 의료법인 등으로 공급 대상자를 한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한 일반법인이 해당 땅에 병원을 짓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LH가 눈앞의 성과에만 급급해 당초 용도의 원래 취지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분양하는 바람에 지역주민들을 위한 공공용지가 조성되지 못하고 수년째 버려진 땅으로 전락해버렸습니다.

MBC 뉴스 양관희입니다. (영상취재 윤종희)

양관희

추천 뉴스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