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몸이 불편한 노인에게 장애인들이 마사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안마 바우처'라는 제도가 있는데요, 포항의 한 안마 업소에서 이 제도를 악용해 정부에서 주는 노인 복지금은 물론, 장애인 급여까지 부정 수급하다 적발됐습니다.
원장은 빼돌린 돈으로 호화 생활을 하며 직원들에게는 갑질까지 했다고 합니다.
배현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보건복지부 지정 업소라고 홍보하고 있는 포항의 한 안마원.
이곳의 손님 대부분은 정부 지원금인 '안마 바우처'를 지원받는 노인입니다.
안마 바우처로는 연간 48회까지 받을 수 있는 받을 수 있지만 대부분 실제 이용한 횟수는 10회 미만에 불과합니다.
◀안마 바우처 대상자▶
"네 번인가 다섯 번밖에 안 받았어요… (카드를) 받아서 나를 주는 동시에 (안마원에) 바로 맡겼어요."
그런데 이 안마원은 노인들의 안마 바우처 카드를 보관하면서 실제로 하지 않은 서비스를 제공한 것처럼 횟수를 속여 행정기관에 거짓 신고했습니다.
◀전 직원▶
"(노인 안마 바우처 카드를) 1일에서 10일까지, 20일까지, 말일까지. 이렇게 삼등분해서 단말기에 결제를 강압적으로 저희한테 시켰어요."
안마원을 이용한 노인은 2022년에만 120여 명, 지난 3년간 허위 신고를 통해 정부 지원금 5억여 원을 부정 수급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심지어 안마원 원장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각 장애인 안마사들의 급여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원장이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에게 급여를 입금한 뒤, 일정 금액을 다시 원장의 통장으로 재입금하도록 강요했고, 일거리도 제대로 배정해 주지 않았습니다.
◀전 안마사(시각장애인)▶
"한 달에 30만 원, 40만 원 이렇게 받아 가고 그랬어요. 출근도 하루 이틀, 뭐… 일주일에 두 번, 세 번. 많이 하면 3번이고…"
원장은 부정 수급한 돈으로 주식 투자와 명품 구입 등 호화 생활을 하며 직원들에게는 갑질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 직원▶
"주식을 상당하게 했었거든요. 주식을… 거의 주식에 빠져서 많이 있는 편이었고. 동거인 남편도, 딸의 이삿짐도 모든 거를 이제, 요양병원에 계시는 어머님 밥까지 (저희한테 시켰습니다)"
포항시가 전면적인 감사에 나선 가운데 안마원 측은 부정 수급 사실을 대부분 인정했습니다.
MBC 뉴스 배현정입니다. (영상취재 박주원, CG 김상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