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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소아청소년과, 18명 모집에 2명 지원···이번에도 '필수 의료' 무더기 미달


전공의 정원 늘렸는데도···
정부가 의료인력 수도권 쏠림 때문에 지역 종합병원의 전공의 정원을 대폭 늘렸습니다.

대구·경북은 56명이나 전공의 정원이 늘었는데요.

하지만 전공의 지원 신청을 받았더니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필수 의료 분야 기피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른바 인기 진료 과목에는 지원자가 몰리면서 대조적인 현상을 보였습니다.

문제는 필수 의료 인력 부족이 만성화되면 지역 의료체계에 공백이 걱정됩니다.


'필수 의료' 미달 사태
대구의 6개 수련병원 전공의 모집 결과 254명 모집에 225명이 지원했습니다.

파티마병원만 17명 정원에 18명이 지원했을 뿐 나머지 5개 병원은 미달이었습니다.

전체 지원율은 88%를 기록했지만, 고질적 문제로 꼽히는 특정 분야 쏠림과 기피 현상은 여전했습니다.

산부인과는 6개 병원에서 11명 모집에 3명이 지원했고 병리과도 8명 모집에 1명 지원하는 데 그쳤습니다.

18명을 뽑는 소아청소년과의 경우, 경북대병원과 칠곡경북대병원에만 각각 한 명씩 지원했을 뿐 나머지 4개 병원에는 단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기피 과로 꼽히는 소아청소년과의 경우 전공의 수가 적더라도 업무 부담이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까지 했지만, 무더기 미달 사태를 빚었습니다.

조민현 경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전공의 지원을 앞둔 학생들에게 "전공의 선배가 없고 이런 부담이 되는 부분에 대해서 전혀 너희 학생들한테 추가 부담이 없고 너희 일만 잘하면 되고 당직에 대해서도 너희들 혼자라고 해서 너희들한테 절대 추가적인 부담이 없을 거니까 걱정하지 말고 들어와라 그렇게 이야기했죠."라면서 전공의가 부족한 부분을 기존의 교수진들, 즉 대학병원의 의사들이 메워주겠다고 약속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경북대병원 본원과 칠곡경북대병원은 그나마 소아청소년과를 각각 한 명씩 지원했습니다.

이밖에 내과와 외과 등 이른바 필수 의료 분야도 대부분 정원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이에 비해 안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이른바 인기 진료 과목에는 지원자가 몰리며 최고 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현실에 맞는 필수 의료 대책 필요"
의료계에서는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 의료 분야의 의료행위에 법적 보호 조치와 출산율 저하에 따른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대구의 한 수련병원 관계자는 "과거 5년 동안 6백 개 정도 소아(청소년)과가 문을 닫았거든요. 출산율에 부응하는 개원의들의 수익구조를 어느 정도는 보전해 주는 정부 정책이 나와야 하는데 있어서 지금 형태로는 필수 의료 분야 전공의 미달 사태는 상당 기간 계속 갈 겁니다."라면서 걱정했습니다.

이대목동병원 사태로 의사들이 무더기 구속된 이후, 특히 소아청소년과의 지원이 줄기 시작했고 그 여파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또한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 의료 분야의 의료 관련 분쟁이 늘고 있는 것 또한 필수 의료를 기피하게 만드는 현상 가운데 하나라고 합니다.

그 외에도 '워라밸', '높은 수익' 등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 법적인 문제를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의대 정원 확대 논란 이전부터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역 간 의료 균형을 위해 수도권 전공의 정원은 줄이고 비수도권은 늘렸지만 필수 의료 분야 기피는 여전해 지역의 의료공백을 메우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김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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