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구MBC NEWS대구MBC NEWSDESK대구MBC NEWSDESK, TODAY 리포트 안동‧포항MBC NEWS대구MBC 사회사회 일반대구MBC 뉴스데스크 사회대구MBC 뉴스투데이 사회

"남자 친구가 불법 촬영물 유포"···경찰 수사

◀앵커▶
최근 'n번방'과 유사한 디지털 성범죄 피해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안동에서도 한 남성이 여성들을 불법 촬영해 유포한 범죄가 발생했는데요, 온라인에 올라온 영상물을 신고해도 즉시 삭제되지 않으면서 피해자는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김서현 기자.

◀기자▶
교제하던 남자 친구의 금전 요구와 상습 협박에 시달리던 20대 여성.

남자 친구에게 '그동안 돈을 빌려준 사실을 부모님께 털어놓겠다'라고 하자 연락이 끊겼고, 몇 시간 뒤 낯선 SNS 계정으로부터 자신과 남자 친구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 수십 개를 전송받았습니다.

◀피해자▶
"카카오톡으로 어떤 영어 이름으로 된 사람에게서 제게 연락이 온 거예요. 나체 영상도 있었고 xxx 영상도 있었는데 그걸 다 보내면서 본인이 맞냐고 저한테 확인 요청을 했고요."

영상을 보낸 사람은 불법 촬영물 유포 사이트 운영자였습니다.

남자 친구가 피해자 몰래 촬영한 영상을 불법 사이트에 판매한 겁니다.

사이트 운영자는 피해자의 SNS 친구 목록도 확보했고, 영상을 불법 사이트에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며 금품을 요구했습니다.

헤어진 남자 친구에게 따져 물었지만 사과 한마디 없었고, 오히려 '나머지 영상도 다 보내겠다'라면서 잠적했습니다.

일주일 뒤부터는 불법 유포 사이트 여러 곳에 불법 촬영물이 유포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 남성에 의한 불법 촬영 피해자는 한 명이 아니라, 확인된 것만 최소 3명이었습니다.

◀피해자▶
"계속 성인사이트를 확인하면서 보다가 그다음 주에 제 영상이 성인사이트에 올라온 걸 알게 됐거든요. 보니까 저만 있는 게 아니고···"

경찰과 여성가족부 등 관련 기관에 불법 촬영물 삭제를 요청했지만, 한 달이 지나도 영상은 그대로 노출돼 있습니다.

피해자와 가족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심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피해자 아버지▶
"밤잠을 못 자죠. 지금도요. 하루에 수천 명, 수만 명이 그 사이트를 볼 수 있는데 우리 딸 사진이 있다는 걸 생각하면 정말 미쳐버리죠."

◀피해자▶
"심적인 스트레스가 제일 컸던 것 같아요. 영상 유포된 것도 그렇고 그냥 배신감도 들고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영상이 유포된 사이트는 모두 국내법이 적용되지 않는 해외에 서버가 있습니다.

불법 촬영물 삭제 지원 기관인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가 삭제 요청을 해도, 실제 삭제까진 상당한 시일이 걸리고, 심지어 협조를 거부하는 사이트들도 있습니다.

◀김미순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인권보호본부장▶
"아동·청소년 같은 경우는 해외에 이런 법 제도들이 있고 성인 같은 경우는 해외 서버를 두고 하는 운영자들이 이 법망을 피해 가는 것이기 때문에 국제사회도 우리와 같은 동일한 법률적 규율이 있어야 할 필요가 있다···"

2023년 1년 동안 피해 촬영물 삭제 지원 건수는 무려 24만 건, 2022년보다 15%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경북권역의 디지털 성범죄 전문 상담 인력은 단 2명뿐이어서, 영상 삭제 지원 업무는 모두 서울로 이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방정임 포항여성회 부설 경북여성통합상담소 부소장▶
"지자체에서 (삭제 지원 인프라를) 운영을 해서 지역 내에 피해자가 발생할 경우에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주셨으면···"

한편 수사에 착수한 경북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영상을 불법 촬영한 남성과 유포한 사이트 운영자가 동일범일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잠적한 남성의 소재 파악에 나섰습니다.

MBC 뉴스 김서현입니다. (영상취재 차영우, 그래픽 도민진)

김서현

추천 뉴스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