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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연패로 새 역사 쓴 삼성···11연패의 재구성

프로야구 원년을 지킨 팀, 삼성라이온즈가 40년 구단 역사에 새로운 기록을 썼습니다. 보통 이런 수사에는 화려한 결과가 이어지기 마련입니다만, 이번에는 반대입니다.구단의 굴욕을 맛봤던 삼성의 2022년 여름. 40주년을 맞이한 KBO리그 최고의 명문 구단이라는 자존심은 구단 창단 최다인 11연패로 구겨졌습니다. 이전까지 2004년 봄에 기록했던 10연패가 구단 최다 연패였던 삼성, 그 달라진 팀의 처지를 대구MBC 스포츠 플러스에서 찬찬히 되짚어 봅니다.



KT-NC-LG-SSG-KT 상대로 당한 11연패

6월 29일 KT와의 홈 경기에서 거둔 승리 이후, 전반기 마지막 경기까지 계속 지기만 했던 삼성, KT를 시작으로 NC와의 원정에 이어 LG, SSG를 상대로 홈 6연전, 그리고 다시 KT와의 원정까지 11경기를 내리 졌습니다(공교롭게도 KBO리그에서 팀 대표 명을 영어로 표기하는 팀들에게만 당했던 패배였군요). 단 한 경기도 이기지 못한 경기들을 좀 더 찬찬히 살펴보면 아쉬운 대목도 많습니다. 연패 기간을 돌이켜 보면 말 그대로 투타가 엇박자를 거듭했는데요. 특히 마운드는 붕괴했다는 표현이 맞을 겁니다. 경기당 10점에 가까운 점수를 내주며 선발부터 불펜, 마무리까지 모두가 정신을 차리지 못했습니다. 

7월 6일 LG와의 경기에서는 경기 초반 8대 1로 앞서가다가 오승환이 역전 홈런을 내주며 9대 10으로 졌습니다. 또, 9일 펼쳐졌던 선두 SSG와의 경기에서는 1대 4로 끌려가던 2회 말 대거 6점을 뽑으며 역전에 성공했고, 추가 득점도 올렸지만 8회 초 5점을 내주더니 결국 연장 승부 끝에 10대 13으로 졌습니다.

연패 탈출과 함께 올스타 브레이크를 기대했던 올스타전 직전 KT와의 화요일 경기에서는 3대 2로 앞선 9회 말 마무리 오승환이 백투백 홈런을 얻어맞으며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고, 하루 비 때문에 경기를 쉬어 갔던 수요일(덕분에 하루 더 지지 않았던 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에 이어 목요일에는 단 한 점도 뽑지 못하며 무너집니다. 연패 기간의 득점과 실점을 비교하면 삼성은 51득점(경기당 4.6득점)을 올렸고, 정확히 100점(경기당 9.09실점)을 내줬습니다. 득점 대비 실점이 2배 가까이 높았던 걸 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2경기 정도를 제외하면 그렇게 큰 격차로 진 경기는 많지 않았습니다. 1~3점 차 승부도 7번이나 되는 걸 보면 잡을 수 있는 경기를 놓쳤다는 평가도 가능할 것 같군요. 어찌 됐든 큰 위기감 속에 삼성은 별다른 돌파구도 없이 전반기를 마감했습니다.


2021년 가을야구까지 했던 삼성의 몰락

2021시즌에는 새로운 홈구장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의 첫 가을야구까지 치렀던 삼성이 이렇게 무너진 원인, 어디 있을까요? 찬찬히 따져 본다면, 물론 삼성에게도 억울한 대목이 있을 겁니다. 리그 초반 선수단은 코로나 19 여파로 컨디션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고, 주전급 선수들의 부상이 이어지며 정상 전력을 꾸리기도 힘들었습니다.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한 경기를 거의 찾을 수 없었던 시즌 초반, 그래도 잇몸으로 버티며 상위권에 머물던 기록도 있었던 점에 삼성은 아쉬움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팀의 구성에서부터 이미 이런 몰락이 예견됐다는 분석이 더 큽니다. 투타의 중심을 오승환과 강민호와 같은 노장들에게만 너무 의존했다는 점과 부진에 빠진 특정 선수들의 알 수 없는 기용과 같은 대목은 비난을 피할 수 없습니다. 또 허삼영 감독을 중심으로 코치진들의 작전 지시나 교체 타이밍에서 보인 아쉬움은 좀 더 진지하게 돌이켜봐야 할 대목이라 할 수 있겠죠. 특히 외국인 선수들이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고, 신인왕급으로 활약 중인 김현준 같은 선수도 발굴했던 걸 감안할 때 7위보다 9위에 가까운 8위란 위치는 분명 아쉬운 대목입니다. 거기에 팬들의 트럭 시위와 응원 스케치북 검사 논란과 같은 외적 요소까지 더해지며 2021년 라팍의 첫 가을야구와 같은 영광의 기억은 빠르게 희미해지기만 했는데요.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별다른 대책이나 보완 없이 일단 후반기 일정에 돌입하는 삼성에게 있어 목표는 분명 가을야구 진입이겠지만, 결코 쉬워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현재 순위표를 놓고 볼 때, 삼성은 5위 KIA와 8게임 반 차이나 납니다. 순위보다 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을 5할 승률을 놓고 봐도 승패 마진이 -15경기나 되죠. 이런 부분에서 삼성이 연패만큼 긴 연승을 하지 않고는 가을에 이르기 쉽지 않습니다.


삼성, 후반기 작은 희망이라면?

쉽지 않은 후반기를 올 시즌 가장 힘든 상대인 키움과의 원정 3연전과 3년 만에 돌아온 포항 홈경기로 시작하는 삼성, 키움과의 3연전은 팀 분위기 반전 여부의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열세를 보였던 상대에게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그래도 후반기에 대한 기대를 할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겠죠. 반대로 이 3연전이 좋지 못한다면, 팀의 위기감은 무력감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큽니다.

그러나 삼성에게도 희망적인 요소는 있습니다. 무엇보다 팀의 핵심이라 할 구자욱이 돌아오죠. 이번 시즌을 앞두고 5년간 연봉 90억 원, 인센티브 30억 원 등 최대 총액 120억 원의 조건으로 비 FA 계약을 한 구자욱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지난 6월 14일 LG전 이후로 1군 경기에 뛰지 못했습니다. 팀의 연패 기간 1군에서 찾을 수 없던 구자욱은 퓨처스 무대 복귀와 함께 부상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여줬고, 올스타전에서도 참가해 후반기 팀 합류를 예고했습니다. 구자욱과 함께 부상으로 팀을 떠났던 삼성 내야의 핵심이 된 김지찬도 올스타전에 정상 출전해 팀 복귀에 대한 기대감을 더했습니다.

지쳐있던 마운드, 특히 과부하가 심했던 불펜은 휴식기 몸과 마음에 회복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팀 전반에서도 선발진부터 많이 고민했던 것으로 전해지는 만큼 돌아온 삼성은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것이라 기대되는 대목도 있는데요.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변화들로 인해 삼성이 달라진 모습을 보일지, 그래서 11연패의 악몽에서 벗어나 희망이란 결말을 향해갈 수 있는지 키움과의 원정 3연전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져만 갑니다.

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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