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OTT 등을 통해서 옛날 영화는 물론 최신 영화까지 집에서 편하게 볼 수 있지만 1980년대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영화 한 편을 한 영화관에서만 상영하다 보니 보고 싶은 영화는 꼭 그 영화관에 가야 했죠. 그런 개봉관에서 웬만큼 영화를 틀면 재개봉관이 받아서 상영을 했고, 거기서 또 한 단계 내려가는 재재개봉관도 있었습니다. 시설도 열악하고 냄새도 났지만 '시내'에 자주 나가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영화를 볼 수 있는 좋은 선택지가 됐습니다. 대구 비산동의 오스카극장 역시 재재개봉관 중의 하나였는데요, 오스카극장 뒤편으로는 기와나 슬레이트 지붕의 집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었고, 길은 마치 미로와 같아서 이곳에 사는 주민이 아니라면 한번 들어가면 엉뚱한 곳으로 빠져나오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1982년 오스카극장 주변의 비산동과 원대동 풍경은 어땠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