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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하루 퀴어축제, 일 년 내내 논란···이번에는 '장소 제한'


<"공권력끼리 왜 싸워"… 1년 전 경찰과 대구시의 충돌>

2023년 대구퀴어문화축제는 6월 17일 토요일 열렸습니다.

퀴어축제가 그전부터 열렸습니다만 홍준표 대구시장이 취임하고는 처음이었습니다.

시작 전부터 홍 시장의 반응이 심상치 않았죠.

대구시 측은 축제를 하든 집회를 하든 대중교통전용지구 도로를 점용하는 건 불법이라며 행정대집행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경찰은 적법하게 신고됐다며 행정대집행을 하려는 대구시 공무원을 막아섰습니다.

사상 초유의 공권력 간 충돌이 대구 시내 한복판에서 벌어진 겁니다.


<2024년도 같은 장소에서 하겠다는데 이번에는 경찰이…>

퀴어축제 조직위는 2024년에는 9월 28일, 바로 내일 같은 장소에서 축제를 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경찰이 대중교통전용지구 2개 차로 가운데 1개 차로만 사용하라며 집회 제한 통고를 했습니다.

조직위가 가만히 있을 리 없죠.

법원에 '집회 제한 통고' 집행 정지 신청을 했습니다.

재판부는 집행 정지 신청을 기각하며 경찰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대구지법 제1행정부는 집회 장소를 일부 제한하는 것일 뿐 전면 제한하지 않고 2개 차로 가운데 1개 차로를 임의로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도 부여했다며 이같이 판결했는데요.

신고된 집회 참가인원 3천 명을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또한 왕복 2차로의 대중교통전용지구로 대구의 3천 700여 개 버스정류장 가운데 이용객 수 상위 1위와 5위 정류장이 있을 정도로 시민들 왕래가 빈번하다는 점, 차로 제한이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설명도 더했습니다.


<"법원 판단 유감, 추가 장소 물색해 안전한 축제 열겠다">

조직위는 퀴어축제는 단순한 집회가 아닌 축제로 참가자들의 이동이 많다는 점 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오히려 안전을 위협할 것이라며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배진교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 위원장의 말입니다.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부스를 오가고 서로가 서로에게 인사도 하고 무대도 즐기고 서로 퍼포먼스도 할 수 있는 그런 축제인데 그런 집회와 축제를 구분하지 않고 내린 판단이기 때문에 (유감스럽습니다)"


<퀴어축제 반대 측 집회 금지 가처분 신청도 기각>

조직위 측의 집행정지 신청 외에 동성로 상인회 등 퀴어축제 반대 측에서는 퀴어축제 집회 금지 가처분을 제기했는데요.

이 역시도 기각 결정이 났습니다.

대구지법 제20-1 민사부는 상인들이 영업 자유를 침해받는다고 주장하지만, 원천적으로 행사 개최를 금지해서는 안 된다며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핵심 기본권으로 표현의 자유 행사를 제한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도 더했습니다.


<축제는 하루인데… 논란과 법적 다툼은 일 년 내내>

퀴어축제는 하루 열리는데 논란은 일 년 내내 끊이지 않습니다.

2023년 공권력 충돌이 있었고 이와 관련해 조직위가 홍준표 대구시장과 대구시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했었는데요.

2024년 5월 판결에서 재판부는 조직위에 위자료 7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대구시 측이 불복해 항소심 판단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내일 퀴어축제는 안전하게 열릴까?>

대구 퀴어축제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대중교통전용지구 2개 차로에서 열렸습니다.

2023년 대구시가 도로 점용 불법 주장을 하며 공권력 충돌을 빚은 데 이어 2024년에는 경찰의 집회 장소 제한으로 갈등을 빚다 장소가 절반으로 줄어든 채 퀴어축제가 열리게 됐습니다.

축제 반대 측이 제기한 집회 금지 가처분이 기각됐지만 내일 반대 집회를 열 것으로 보여 그리 조용히 지나지만은 않을 듯합니다.

조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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