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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차 댈 곳 없는 공공도서관···누가 주차하는지 알아봤더니


9 to 6 만석인 도서관 주차장
경북 칠곡군청에서 2분 거리에 공공도서관이 하나 있습니다.

3층짜리 건물, 장서 3만 3천여 권의 크지 않은 규모지만, 근처에 있는 초등학교, 중학교 학생들과 주택가 주민들, 열람실을 이용하려는 군민들이 많이 찾습니다.

그런데 도서관 주차장이 종일 만석입니다.

도서관을 이용하는 군민들은 도서관이 문을 여는 오전 9시에 와도, 하교한 아이들을 데리고 오후 3시에 와도 주차할 곳이 없어 뱅뱅 돌기 일쑤라고 말합니다.

칠곡도서관 이용자 "한 달 정도 제가 여기 다녔는데 올 때마다… 아침에 제가 9시 20분에 오는데 계속 차가 있는 거예요. 지금도 만석이에요. 이러다가 점심시간 되면 살짝 빠졌다가 또 들어오고. 초등학교 끝나면 아이들 데리고 도서관 오잖아요, 저 멀리 차를 주차하고 한참 걸어와야 하고···"

주차 공간이 아닌 통로에 차를 대 놓거나 이중주차를 해놔서 사고 위험도 걱정된다고 했습니다.

도서관에도 이미 관련 민원은 많았습니다.

도서관에 왔다가 주차 문제로 그냥 돌아가는 경우도 적지 않고, 불편이 반복돼 발길을 끊는 사람도 있습니다.

칠곡도서관 관계자 "우리 직원들까지 차 댈 자리가 없어요. 책을 빌리러 온다든지, 공부하러 온다든지, 오전에는 3층에 행사가 많은데 강의하러 온 강사도 차 댈 곳이 없어.. 상당히 난처해요. 아니, 공부할 자리가 없다고 하면 (도서관 이용자가 많아서) 참 기분이 좋을 텐데, 차 댈 자리가 없어서 다른 도서관에 간다고 하니까…"


왜 이렇게 항상 주차장이 꽉 차 있을까.

매일 오전 8시 반쯤 되면, 차들이 도서관 주차장에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하고 38면 주차장이 금세 다 차버립니다.

그런데 운전자들, 차를 두고 도서관 밖으로 나갑니다.

목적지는 모두 같습니다. 

바로 인근에 있는 칠곡군청입니다.

이렇게 하루 종일 주차장에 있던 차들은 책을 빌릴 수 있는 종합 자료실이 문을 닫는 오후 6시가 넘어서야 빠집니다. 

군청 공무원들이 도서관 문을 열기 전부터 문 닫는 시간까지 종일 차지하는 겁니다. 

이곳에 차를 대는 공무원들은 주차할 곳이 없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군청 주차장은 협소하고, 그마저도 민원인들을 위해 비워놔야 해서 직원들은 매일 아침 주차할 곳을 찾아 헤매야 한다는 겁니다.

원래는 도서관 옆에 군청 직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주차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몇 달 전부터 그곳에 공영 주차타워를 짓기 시작하면서 주차난이 더 심해졌습니다.

칠곡군은 군청 직원들뿐만 아니라 도서관 이용객들도 편히 쓸 수 있는 공영 주차타워를 지으려다 일시적으로 발생한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도서관 이용자들의 불편이 큰 줄 미처 몰랐고, 앞으로 군청 직원들이 도서관 주차장을 이용하지 않도록 공지하겠다고도 밝혔습니다.

도서관 측도 늦게나마 도서관 이용자를 위한 공간을 비워두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공영 주차타워는 270여 대 규모로 2024년 4월 완공될 예정입니다.

손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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