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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운 간병비에 독박 간병···더 이상 '간병 지옥' 없도록

◀앵커▶
2024년 1월 17일 대구에서 50대 아들이 치매를 앓던 80대 아버지를 홀로 돌봐오다 함께 목숨을 끊은 안타까운 일이 있었습니다. 

사회 복지망의 사각지대에 방치된 채 흔히 말하는 '간병 지옥'에 빠져있었습니다.

앞으로 고령화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제도 밖 위기가구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들을 적극적으로 찾아내 도움을 줄 수 있는 사회 보호망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변예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오랜 기간 치매를 앓던 80대 아버지와 함께 지내온 50대 아들이 아버지를 숨지게 하고 자신도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아들은 직장도 그만둔 채 아버지를 홀로 돌보면서 경제적 어려움이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도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되지도 않았고 공과금 체납 같은 위기가구 징후도 없다 보니 지자체 복지 망에 빠져 있었습니다.

◀대구 달서구청 관계자▶
"복지 사각지대로 체킹(확인)된 대상자도 아닌 거예요. 이제 꾸준히 표면적으로 안 드러난 집안 같아요."

8년 전 치매 판정을 받았지만 보건소에서 운영하는 치매안심센터에도 등록하지 않았고, 건강보험공단의 장기 요양 등급을 받은 이력도 없습니다.

오랜 간병에 생활고는 점점 커졌지만 어떤 사회 복지망에서도 확인되지 않은 겁니다.

돌봄이 필요한 또 다른 가정.

5년 전 치매 진단을 받은 남편을 일흔 살의 아내 홀로, 종일 곁을 지킵니다.

장기 요양 등급을 받았지만 아흔이 넘은 시아버지가 15년 가까이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간병비 부담이 커 직접 돌보고 있습니다.

◀치매 환자 가족▶
"(병간호가 필요한) 두 분에 대한 경제적인 어려움도 있고 제일 어려운 게 (남편) 혼자 두고 어디 나갈 수 없는 그럴 때."

2022년 기준 전국 치매 환자 수는 96만여 명, 중증 치매 환자 1명당 한 해 관리 비용은 3,480만 원으로 추정됩니다.

치매를 비롯해 돌봄이 필요한 노인 가운데 약 75%는 전문시설이 아닌 가족이 직접 돌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
"제도 밖에 있었다면 왜 이 사람들은 제도 안으로 포함되지 못했는 건지, 각종 이런 제도들을 어떻게 연계할 것인지 이런 부분들에 대한 원스톱으로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들이 지금 필요한 거죠."

우리 사회가 점점 고령화돼 가면서 위기가구는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위기가구를 발굴하고 사회 복지 망을 넓히는 제도 개선을 하지 않는다면 '간병 지옥'의 비극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습니다.

MBC 뉴스 변예주입니다. (영상취재 김경완, 그래픽 김현주)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변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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