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구MBC NEWS대구MBC 스포츠축구스포츠 일반지역대구MBC 스포츠플러스

[스포츠+] '졌잘싸' 대구FC···16강에서 끝난 ACL 도전

K리그는 물론 AFC챔피언스리그와 FA 컵까지 3개 대회를 병행하며 쉽지 않은 시즌을 보내고 있는 대구FC가 16강전을 끝으로 AFC챔피언스리그(ACL) 도전을 마무리했습니다. 시민구단 최초의 ACL 8강 진출을 꿈꿨던 대구였기에 단판 승부로 펼쳐졌던 16강 전북과의 맞대결은 분명 아쉬움이 남았을 겁니다. 연장까지 가는 승부 끝에 경기를 내줘야 했던 대구FC, 그러나 위기 속에서 분명 기회와 가능성을 보여줬던 경기라는 평가도 받는데요. 대구MBC 스포츠+에서 대구의 ACL 도전을 다시 한번 돌아봅니다.

쉽지 않았던 시작, 단판 승부 PO의 극장 승리

3월 15일 밤 대구에서 펼쳐진 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는 영화보다 더 극적이었습니다. 태국 리그의 강팀, 부리람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거둔 기적 같은 승리, 연장 종료 직전에 터진 극적인 동점 골에 이어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까지, 축구의 모든 묘미를 보여준 한판 대결이었습니다.

초반부터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았던 대결에서 태국 국가대표가 상당수 포진한 부리람의 빠른 속도와 강한 압박에 대구는 힘든 경기를 펼쳤습니다. 팀 공격의 핵심 에드가가 후반 큰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났고, 이 부상은 결국 에드가의 시즌 아웃으로도 연결됐는데요. 90분으로는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의 경기는 연장으로 이어졌고, 팽팽한 0의 균형이 이어지더니 연장 후반 종료 직전 부리람의 득점이 먼저 터집니다. 대구의 패배가 확실해지던 순간,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세징야가 연장 후반 추가 시간에 동점 골을 성공시키며 120분의 드라마는 1대 1로 마무리됩니다. 그리고 이어진 숨 막히는 승부차기, 첫 번째 키커인 라마스의 실축으로 위기감이 커졌지만 이어 나온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부리람 골문을 공략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골키퍼 오승훈의 선방이 이어지며 대구가 승리를 거머쥐며 ACL 본선 무대에 합류합니다. 대구의 밤을 뜨겁게 달궜던 이날 승리는 아마 대구FC 역사에 명승부로 남을 만했습니다.


팀 분위기를 바꿨던 ACL 예선 라운드

태국으로 떠나 16강 진출을 노리며 조별 예선을 펼친 대구는 첫 경기부터 비교적 손쉬운 승리로 분위기를 탑니다. 대부분 비주전 선수들로 구성된 중국 산둥을 상대로 7대 0의 대승을 거뒀죠. 부상으로 팀을 떠난 에드가를 대신해 합류한 제카의 해트트릭은 여러 팀의 고민을 날려주는 듯했고, 손쉽게 16강 진출이 가능하겠다는 기대도 안겨줬습니다.

다득점 승리로 조 1위에 올라서면서 생각보다 손쉽게 조별 예선을 시작했지만, 2차전에서 대구는 조별 예선 최대 시련과 마주합니다. 김도훈 감독이 이끄는 라이언시티는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김신욱과 싱가포르로 귀화한 송의영, 많은 투자의 결과물인 디에고 로페즈가 있었지만 한 수 아래로 평가했는데요.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그렇지 않았습니다. 역습에 무너지며 선취골을 내주더니 추가 실점까지 더해져 0대 3으로 집니다. 이 결과는 싱가포르 역사상 ACL 출전팀의 첫 승리라는 점에서 아주 뼈아프게 남았습니다.

자칫 예선 탈락이 우려됐던 상황에서 대구는 가장 강력한 같은 조 라이벌 J리그 우라와레즈에게 1승 1무를 기록하며 팀 창단 첫 일본 프로구단 승리와 함께 다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습니다. 산둥까지 잡으며 조 1위 향해 순항을 이어간 대구는 라이언시티와의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빗속 혈투 끝 역전승을 거둡니다.

결국 2년 연속 16강 진출에 성공한 대구, 극적인 승부가 많았던 ACL 무대를 통해 팀은 리그 초반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었고, 다가오는 16강전을 통해 목표는 시민구단 최초의 8강 진출을 향했습니다.

120분간 펼쳐진 혈투, 아쉬움 남긴 16강

리그에서의 부진이 이어지던 대구FC는 ACL 16강전을 위해 일본 사이타마 우라와 코마바 스타디움으로 떠납니다. 떠나는 길목부터 쉽지 않은 일들이 이어졌습니다. 울산전 참패 이후 사령탑 가마 감독이 팀을 떠났죠. 갑작스럽게 팀을 맡아야 하는 입장이 된 최원권 감독 대행의 부담은 분명 무거웠습니다. 팀의 분위기 반전을 위해 세징야가 새로 주장을 맡았고 선수단은 일본에서의 일전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기대했습니다.

경기를 4일 앞두고 팀을 맡은 최원권 대행은 팀의 분위기를 확실히 다잡는 모습이었습니다. 훈련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고, 준비부터 선수단에는 자신감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경기에서도 드러납니다. 초반부터 점유율을 바탕으로 축구를 펼친 전북에 효율적인 역습으로 좋은 장면을 만들었습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실점을 허용했지만, 10여 분 제카의 동점 골로 균형을 이룹니다. 연장까지 이어진 승부에서 대구는 여러 차례 좋은 장면을 만들었지만, 끝내 득점은 실패합니다. 그리고 연장 후반 추가시간에 아쉬운 실점으로 경기를 내줘야 했죠.

올 시즌 반복되는 경기 막판 집중력 저하는 또다시 팀의 발목을 잡았지만, 긴 승부를 통해 대구FC는 부진의 터널에서 탈출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팀의 특징이라 할 역습이 살아냈고, 수비도 한층 안정감을 더했습니다.

졌지만, 잘 싸웠던 16강전. 최원권 대행은 "부담스러웠던 건 사실이다. 큰 경기라 엄청난 압박감이 있었지만 이 경험을 통해서 내가 얻을 수 있던 게 더 많았다. 이겼으면 더 좋았겠지만 진 경기를 통해서 얻은 게 더 많기 때문에 우리가 성장할 수 있는 경기였으면 좋겠다"라며 본인의 부족함이 선수들에게 도움을 못 줘 아쉽다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달라진 분위기와 올라온 경기력, 비록 8강이라는 결과는 못 얻었지만, 리그에서 회복의 가능성을 봤던 16강전. 아직 남아있는 K리그와 FA 컵까지 생각할 때 대구의 갈 길은 아직 멀게 남아 있습니다. 앞으로 약 두 달간 이어질 최원권 대행과의 날들을 통해 팀이 어떤 변화를 보일지, 분명 우려보다는 기대감을 줬던 16강전이었습니다.

석원

추천 뉴스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