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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사냥' 당한 탑승객···"법으로 진실 규명"

◀앵커▶
아시아나 항공 비상문 강제 개방 속보입니다.


사고 발생 5일이 지났습니다만, 안전조치는 적절했는지 구조적 문제는 없는지 진행 상황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또다른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사고 당시 피의자 추락을 막고 목격담을 그대로 알린 승객은 악성 댓글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선의로 당시 상황을 알렸다가 비난받는 황당한 처지에 몰린 이 승객은 법적 조치를 해서라도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보도에 심병철 기자입니다.

◀기자▶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비상문이 열린 채 착륙한 직후인 5월 26일 낮 12시 41분.

비상문을 연 30대 피의자가 비행기 밖으로 떨어지려는 것을 승무원들과 승객들이 함께 막고 있습니다.

당시 상황을 보여주고, 가장 많이 알려진 사진입니다.

탑승객인 권근환 씨가 도와달라는 승무원과 함께 구조를 돕고 상황이 끝나자 직접 촬영했습니다.

◀권근환 아시아나항공 탑승객▶
"'도와주세요'하는 승무원의 목소리가 들렸어요. 그래서 바로 벨트를 풀고 달려갔어요. 달려가니까 앞에서 이미 한두 사람 정도가 당기고 있었고 옆에 스튜어디스 두 명도 계셨던 거 같고 그래서 저는 뒤에서 저도 어깨를 잡아당겼어요. 당겼는데 힘이 엄청나더라고요. "

권 씨는 비상문이 열린 곳과 5줄 떨어진 26H에 앉아 있었고 일행인 김 모 씨는 12H석에 있었습니다.

◀김 모 씨 아시아나항공 탑승객▶
"저희 사장님(권근환)이 그러니까 꼭 줄다리기하듯이 앞사람 허리, 어깨를 끌어당기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그 전에 도와주세요,라는 소리가 있었고요."

여객기 착륙 20여 분 뒤 권 씨 일행은 공항 청사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자신이 구조한 남성, 그러니까 나중에 비상구를 연 장본인으로 밝혀진 남성이 버스 정류장 부근에 앉아 있는 것을 목격합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 남성을 비상문이 열리면서 공황장애가 와 비행기 밖으로 떨어지려고 한 승객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권근환 아시아나항공 탑승객▶
"이해가 안 갔습니다. 그래서 제가 제보하게 된 거예요. 어떻게 피해자들을 죽을 뻔한 승객들을 이렇게 방치할 수가 있느냐? 이 부분에 화가 나서 제가 "대응이 부족했다", "조치가 부족했다"는 표현을 쓴 겁니다."

그런데 대구MBC와 인터뷰한 음성 파일이 공개된 뒤 이해하기 힘든 일이 벌어집니다.

또 다른 탑승객이 자신의 목격담을 SNS에 올렸습니다.

시간대별로 정리한 것으로 권 씨 인터뷰와 사실관계에서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권 씨 인터뷰가 거짓이고 승무원이 대응을 못 한 것이 아니라며 여론몰이나 공격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 글이 확산하면서 SNS를 통해 비방 댓글이 무차별적으로 퍼졌습니다.

권 씨는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이 이런 사실을 알면서 엄청난 충격을 받았고 자신도 거짓말쟁이로 몰렸다며 반드시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합니다.

◀권근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탑승객▶
"저는 이제 사실 제 입장에서는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당했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그래서 이 부분을 결국은 정보통신법상 명예훼손이 되겠죠. 이 부분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진실을 밝힐 예정입니다."

운항 중이던 항공기 비상문이 열리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런데도 안전조치 검증이나 조사는 뒷전으로 밀려난 채 위기 상황에 나서 더 큰 불상사를 막은 탑승객은 오히려 마녀사냥식 공격을 받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

심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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