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20여 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 주에는 후보 등록이 시작되고 다음 주면 공식 선거운동도 시작되는데요.
여야가 분주했던 공천을 마무리하고 있는데요. 여당인 국민의힘도 공천을 끝냈습니다.
시스템 공천 앞세웠지만···현역 불패·낙하산 비판도
'공천이 곧 당선'이라 할 정도로 보수 지지세가 강한 대구와 경북은 당초 검사나 '윤핵관' 등으로 대폭 물갈이가 될 거란 전망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공천이 시작되자 김건희 여사와 50억 클럽 쌍특검법 정국에 표 단속으로 현역 불패가 이어졌습니다.
대구 12개 지역구 중 7곳에서 현역이 생존했습니다.
대구 달서갑은 박근혜 전 대통령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가 단수공천을 받았고, 대구 중남구와 달서병은 경선을 거쳤습니다.
그 외에 대구 동구군위갑과 북구갑 2개 선거구에는 처음으로 '국민 추천제'로 공천을 진행했는데요.
동구군위갑에 최은석 전 제일제당 대표, 북구갑에는 30대인 우재준 변호사가 공천됐습니다.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최은석 전 대표는 글로벌 기업을 운영하는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지역과 국가의 경제 활성화와 국가 발전을 도모할 전문 인재로 추천하게 됐다." 우재준 변호사에 대해서는 "대구광역시 감사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고,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해 왔습니다."라면서 공천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결과 발표 이후 초반 현역 불패에 이어 막판에는 '밀실·낙하산' 공천이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정치 신인을 발탁하겠다는 취지를 감안하더라도 두 사람 모두 중, 고등학교 10대 학창 시절을 대구·경북에서 보낸 점 외에 지역에서는 이름도 생소하기 때문입니다.
문턱만 낮추고 과정은 깜깜이에···허탈·불만도
국민이면 누구나 추천 가능하다며 공천 신청 문턱은 낮췄지만, 국민 추천 공천은 모든 과정이 비공개로 진행됐습니다.
사실상 내리꽂기 식 전략공천이나 다름이 없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공천에 뛰어들었던 예비후보들도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동구군위갑에 공천 신청을 했다가 탈락한 정해용 예비후보는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렸습니다.
정 예비후보는 "지역에 얼굴 한번 비추지 않고도 자신 있게 추천하는 이유를 주민들이 궁금해한다"면서 "선거를 25일 앞두고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고 찍어달라고 하는 게 지역주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면서 "대구 시민의 자존심을 짓밟는 행동을 좌시하지 않고 낙하산이 반복되지 않도록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했습니다.
국민의힘은 5.18 왜곡·폄훼 발언으로 도태우 후보 공천을 취소한 대구 중남구에도 김기웅 전 통일부 차관을 전략 공천했는데요.
김 전 차관 역시 고교 졸업 외에 대구와 이렇다 할 연관성이 없습니다.
지역구 국회의원은 지역을 위해서도 일해야 하는데 과연 그 역할을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나옵니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 추천에 국민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었다."면서 "국민이 추천은 했지만 결과적으로 이 사람들이 어떻게 선정되는지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라면서 국민 추천제와 전략공천의 차이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짚었습니다.
또, "당의 가장 큰 역할은 그 지역을 잘 알고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정치인을 양성해서 국회를 보내는 것인데 국민 추천제에 의해서 공천받으신 분들이 과연 지역을 잘 알지, 그 지역을 대표하라고 하는 건 시작부터 무리라고 본다"고 평가했습니다.
당선이 되더라도 지역 주민보다 공천을 준 당 인사를 따르는 정치를 하지 않을지 우려했습니다.
국민의힘, 보수정당은 수십 년 동안 지역의 선거를 싹쓸이해 왔는데요.
누구를 내더라도 당선되다 보니 그만큼 지역 출신 정치인의 존재감은 희미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일부 지역구에 '국민 추천'이란 포장으로 가리려 했지만 지역에 대한 고려가 부족한 밀실·낙하산 공천이 여전했다는 평가를 피할 수는 없어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