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선선한 가을 날씨가 이어지면서 캠핑하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대구 남구에는 1년 넘게 문을 열지 못하는 캠핑장이 있습니다.
70억 원이 넘는 사업비가 투입됐는데, 텅 빈 캠핑장 시설을 관리하기 위해 혈세가 또 쓰이고 있습니다.
변예주 기자입니다.
◀기자▶
캠핑장 입구에 안내문이 붙었습니다.
개장 전까지 외부인 출입과 이용을 제한한다는 겁니다.
애초 2023년 6월 개장할 예정이었지만 1년 넘게 문이 닫힌 대구 남구 앞산 해넘이 캠핑장입니다.
◀김경주 시민▶
"계속 이거 사용하는 줄 알았는데. 며칠 전에도 저기 저 전망대 와 가지고 우리 여기 한번 가보자 하고 그랬는데."
캠핑 시설이 문제였습니다.
같은 대구 남구청 안에서 소관 부서별로 의견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사업을 주관하는 공원녹지과는 캠핑 시설을 옮길 수 있는 '시설물'이라 주장했지만 준공 허가를 하는 건축과는 건축물로 봤습니다.
남구청은 결국 관련 법에 따라 야영장으로 등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법 위반 논란에 지난해 8월 감사원이 감사에 나섰고, 개장은 기약 없이 미뤄진 채 유지 관리비만 계속 쓰였습니다.
대구 남구는 2023년 7월부터 전기 요금과 상수도 요금, 무인 용역 관리비까지 매달 330만 원을 지출했습니다.
9월까지 들인 돈이 5천만 원이 넘습니다.
2023년 9월부터 12월까지 캠핑장에 기간제 근로자 2명, 9월부터 11월까지는 반려동물 놀이터에 공공 근로자 1명을 고용해 시설 관리를 맡겼습니다.
인건비에만 1천6백만 원이 또 들었습니다.
◀대구 남구 관계자)▶
"당시에는 캠핑장을 이제 곧 오픈할지 안 할지 그걸 결정하는 시기였거든요? 시설을 관리하는 인원이 있어야 하겠다고 내부적으로 결론을 내려서···"
남구청은 감사원의 감사 결과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김진복 시민▶
"책임지고 있는 행정 담당하는 사람들이 좀 열심히 뛰어야죠. 뛰어서 이미 만들어놓은 시설을 시민들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안 되겠습니까?"
결과는 10월에 나올 예정이지만, 언제 문을 열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김재겸 대구 남구 구의원▶
"(감사원에서) 시정 조치가 내려온다면 그것도 빨리 관하고 협의를 해서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저희도 최대한 역량을 발휘해서 도와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77억 원을 들여 만들어 놓고도 1년 넘게 문도 열지 못하는 캠핑장.
행정 당국이 법 적용을 꼼꼼히 파악하지 못해 소중한 혈세만 낭비되고 있습니다.
MBC 뉴스 변예주입니다. (영상취재 이승준, 그래픽 한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