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포항철강공단 '구무천'의 수은 오염토 정화시설 설치 사업이 엉터리 사업자 선정으로 특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170억원이 투입된 시설인데도 업체가 뒤바뀌어 선정되고, 공사 기간과 예산이 크게 늘어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그런데도 포항시와 경상북도는 뒷짐만 지고 있어 의혹을 키우고 있습니다.
장성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포항 구무천 오염토 정화시설 설치 사업에 대한 경상북도 감사 보고서입니다.
사업자 선정을 위한 기술의 경제성은 절대평가로 해야 하는데, 포항시가 상대평가를 잘못 혼용했다고 지적합니다.
더욱 황당한 건, 평가 점수 산정 과정에서 분모와 분자의 값을 반대로 기입해, 최종 1, 2위 업체가 뒤바뀌었다는 겁니다.
특히 포항시는 평가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설계사 재검토와 공법 선정위원회 의결을 거치도록 정하고 있어, 단순 실수가 아니라 특혜 비리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포항시는 감사 과정에서 설계사가 재검토한 자료조차 제시하지 못해 의혹을 키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감사를 한 경상북도의 처분은 포항시 직원 2명에 대한 훈계와 시정 조치가 전부입니다.
◀경상북도 감사관실 관계자 ▶
"고발 조치 사항까지는 아닌 걸로 판단한 것 같습니다."
◀기자▶
"사업자가 바뀌었는데도요?"
◀경상북도 감사관실 관계자 ▶
"네"
포항시 역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는커녕 사건 경위 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포항시 감사담당관실 관계자 ▶
"도에서 감사 지적된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가 다시 감사를 해서 하거나 할 수는 없거든요"
이런 가운데 사업자 선정에서 탈락한 업체들은 포항시의 심사 과정과 감사 이후 조치 모두 납득하기 힘들다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탈락 업체 (2순위)▶
"절대적으로 고발 조치가 돼서 어디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어떤 연유로 인해서 이런 결과가 나오고 지금 설치된 시설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조사를 해봐야"
포항시는 감사 결과를 대부분 인정하지만 상대 평가를 잘못 혼용했다는 지적은 수용하기 힘들다며, 이를 근거로 1, 2위 업체가 뒤바뀐 게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하명옥 포항시 환경정책과 수질관리팀장▶
"(저희는) 절대평가가 아니고 상대평가로 보고 있고 산술식을 제대로 고쳐서 했을 때는 순위 변동 없이 1순위 업체가 (그대로)"
지난 2019년 시작한 이 사업은 그동안 무자격 건물 설계 등으로 인해 공사 기간과 예산이 늘어나는 등의 우여곡절 끝에 최근 완공됐습니다.
포항시는 3월 중으로 시운전을 거쳐 본격 가동에 나설 예정이지만 사업자 선정 등 특혜 의혹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
MBC 뉴스 장성훈입니다. (영상취재 최보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