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대구FC는 롤러코스터 같은 한 시즌을 보냈습니다. '우승'이라는 목표로 브라질 출신 가마 감독이 새롭게 왔고, 리그는 물론 AFC챔피언스리그부터 FA 컵까지 3개 대회를 동시에 치르는 힘겨운 일정을 보내야 했습니다.
하지만, 여름에 이른 팀은 절망만 가득했죠. 급기야 가마 감독은 시즌 중반 팀을 떠났고, 무승이 이어지던 팀은 강등권에서 끔찍한 시간도 보내야 했습니다. 위기에 빠진 대구FC, 이 상황을 맡은 건 수석코치였던 최원권 감독대행이었습니다.
쉽지 않은 상황에서 팀을 맡아 이끌며 여러 위기도 있었지만, 끝내 팀을 살리고 잔류에 성공했는데요. 대구MBC 스포츠+가 준비한 대구FC 강등 탈출의 주역 2부작, 첫 번째로 만나볼 사람은 바로 최원권 감독대행입니다.
<10월 12일 수원 원정 승리>
Q. 경기 소감
우선 결과를 만들어낸 거에 대해서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고요. 그리고 사실 그동안 저희 선수들이 마음의 짐을 항상 갖고 있었고, 팬들에 대한 미안함과 송구스러움을 항상 갖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우리에게 남겨진 몇 경기가 없었지만, 그 경기를 통해서 팬들에게 갚아줄 수 있었다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우리 선수들의 능력을 결과로 이렇게 만들어낸 것에 대해서 오늘 경기를 통해 증명한 것에 대해서 기쁘게 생각합니다.
Q. 울보 감독?
글쎄요. 제가 우는 것을 그렇게 많이 좋아하지 않고요. 좋아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데 우는 걸 별로 싫어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부족한 능력으로 이 팀을 맡으면서 상당히 버거웠었는데 다행히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것에 대해서 홀가분했고요. 그리고 우리 변함이 없지만, 저를 믿고 따라준 우리 선수들 끝까지 태클하면서 끝까지 버티면서 이렇게 부족한 지도자 말 믿고 그렇게 순종하면서 해줬다는 것에 대해서 너무 기뻤던 것 같고 감격했던 것 같습니다.
Q. 감독대행의 시간은?
우선 K리그 감독은 정말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거를 다시 한번 느꼈고요. 매 경기를 치르면서 상대방의 정말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과 시합하면서 정말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고, 또 그분들이 참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요. 그래도 경기를 계속 이기면서 뭔가를 얻었다는 것에 대해서 경기를 힘들게 치르면서 지기도 했지만 진 경기도 역시 많이 얻었고요. 이기면서, 차츰 이기면서 이기는 DNA를 저 스스로가 좀 발견하지 않았나. 그래서 그게 참 값지게 생각합니다.
<10월 16일 김천전, 잔류 확정>
Q. 잔류 소감?
우선 수원이 경기에서 이겼기 때문에 저희에게는 조금 어떻게 보면 마무리 지어야 할 그런 경기라고 생각했었고요. 저희 선수들이 몸이 상당히 무겁고 또 잔 부상을 가진 상태로 이렇게 90분을 또 끝까지 최선을 다해 뛰어준 거에 대해 너무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고요. 오늘 확실하게 100% 이렇게 정해진 거에 대해서 잔류한 것에 대해서 정말 기쁘게 생각합니다.
Q. 시즌 소감?
일단 뭐 이 잔류를 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저희가 고개를 들 수 있을 것 같고요. 반대로 1년 내내 저희가 실망하게 했던 부분들은 고개를 숙여야 할 것 같고요. 하지만 지금은 어쨌든 결과를 만들어냈기 때문에 저희가 떳떳이 고개를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거에 만족하고요. 단지 저희가 올해 했던 그런 조그마한 실수들, 자만심이라든지 축구장에서 있어서는 안 되는 그런 것들을··· 모르겠습니다. 제가 아직 계약이 안 돼 있어서 2023년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런 거 없이 아주 철저하게 프로페셔널답게 팬들 실망하게 하지 않도록 그렇게 하겠습니다. 저희 선수들 믿어주셔서 너무 고맙고 저희는 그거밖에 없습니다. 팬분들 덕분에 저희가 잔류할 수 있었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Q. 팬들에게 한마디
믿어줘서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어요. 믿어줘서. 물론 그때 쓴소리를 많이 듣고 사실 제가 그걸 들어야 할 입장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그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그걸 또 감당해야 한다고 생각했었고, 그때 왜 그랬는지 제가 진짜 너무 후회되고요. 근데 그때 그 자극제가 저희 팀을 살렸다고는 또 생각을 해 1%라도. 뭔 짓이라도 했어야 하는 상황이고 고개 들고 사인해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직 사인을 한 번도 못 해줬고, 사실 지금도 떳떳하게 고개 들고 이렇게 할 수가 없는 게 저희 선수들이 잘해줬기 때문에 이렇게 한 거지 제가 잘해서 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냥 기쁘게 감사한 말을 전해주고 싶어요.
한 분 한 분 눈 쳐다보면서 떳떳하게 고마웠다고 얘기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