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 가열
홍범도 장군 흉상을 두고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정부가 합당한 논의 없이 육군사관학교에서 홍범도 장군 흉상을 철거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육군사관학교가 논란 끝에 지난달 31일 결정을 내렸는데, 홍범도 장군 흉상은 외부로, 나머지 독립군, 광복군 흉상은 교내 다른 장소에 두기로 했습니다. 이는 홍범도 장군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다시 하겠다는 것에 가깝습니다. 해군 잠수함 ‘홍범도함’ 이름도 바꿀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국회에서 이름을 바꾸는 게 맞다면서 군함에 공산당원 이름을 붙이기는 적정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이런 결정에 대해 여당은 맞다, 야당은 역사 쿠데타라고 맞서고 있는데, 그 외에도 각계에서 날카로운 시각 차이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8월 29일 열린 브리핑에서 국방부는 국방부는 홍범도 장군 논란에 대해 독자적으로 판단이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전하규/국방부 대변인]
"굳이 외부의 학계나 또는 이런 협의는 필요 없을 수도 있을 것 같고.."
그런데 논란이 되는 사안에 대한 설명은 부실했습니다. 처음에는 홍 장군이 독립군을 무장해제 시킨 자유시 참변에 개입된 걸 '문서'로 확인했다고 했습니다.
[전하규/국방부 대변인]
Q.홍범도 장군이 자유시 참변에 자신이 가담했다라는 내용을 소련에 말을 했다 이 자료를 확보했다 이 말씀이신 거죠?
"네 그런 문서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학계에서 조차 확인된 게 없다며 기자들이 다시 질문하자 이번엔 실수였다며 말을 돌렸습니다.
[전하규/국방부 대변인]
Q.재차 질문한 게 자유시 참변에 직접 가담을 했느냐 물어봤어요. 그러니까 그게 맞다.
"그런 뜻으로 말씀드린 건 아닙니다. 만약에 그렇게 말씀드렸다면 제가 잘못 드린 것 같고.."
국방부는 어제 입장문에서 홍범도 장군의 공산주의 이력이라며 1919년부터 22년까지 빨치산으로 활동했다고 공개했습니다. 이에 대해 기자단에서는 어이없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전하규/국방부 대변인]
Q.빨치산 같은 경우도 partisan의, 넘어온 말이잖아요. 이거 비정규군이에요. 이 당시에 우리나라 군대도 없고 국가도 없는데 이 당시 독립운동한 사람들 다 빨치산이잖아요. 그때 활동한 걸 빨치산이라고 하면 이게 얼마나 참 부끄럽고 이게 천박합니까? 이렇게 어설프게 역사적 식견도 없이···
"여러 의견이 있으실 수 있겠지만 저희 입장을 설명드린 거니까.."
1920년대 '빨치산'이라는 단어는 한국전쟁 이후 '공산 게릴라'를 의미하는 '빨치산'과는 다른 개념인데도 국방부가 무리하게 연결 지으려했다는 지적입니다. 한편 국가보훈부는 홍범도 장군이 동일한 공적으로 두 차례 훈장을 받았다며 훈장을 취소하는 방안을 심사할 계획입니다. 홍 장군은 1962년과 2021년에 각각 훈장을 받았습니다.
국방부는 북한의 침략을 대비해 대한민국을 지키는 장교를 키우는 육사의 정체성에 비추어 홍범도 장군은 소련 공산당 가입과 활동 경력 등의 논란이 있다면서 장소를 옮겨 육사 설립 목적과 교육목표에 맞게 바꾸겠다는 겁니다. 육사에는 홍범도 장군 이외에 김좌진, 지청천 등 독립군 흉상 5개가 있는데 이들 흉상은 육사 졸업생과 교직원 의견을 들어 육사 안 적절한 장소로 옮기겠다고 밝혔습니다.
여당 내 일부 인사들도 '비판의 목소리'
홍범도 장군의 흉상 이전 문제가 불거지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먼저 홍준표 시장의 반응은 다음과 같습니다. 홍 시장은 지난 27일 페이스북에다 글을 남겼습니다. "굴곡진 역사의 희생양이셨던 독립투사 분이였고 박정희 대통령이래 김영삼 대통령까지 보수정권 내내 훈장도 추서하고 수십 년 간 노력으로 유해봉환 하여 대전 현충원에 안장까지 한 봉오동전투의 영웅을 당시로는 불가피 했던 소련 공산당 경력을 삼아 흉상을 철거 한다고 연일 시끄럽다”며 “왜 이런 문제가 지금 와서 논란이 되는지 참 할 일도 없다”고 지적하며 그만들 하라고 했습니다. 유승민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 “홍범도 장군은 해방 전에 작고해 북한 정권 수립이나 6.25 전쟁과도 상관이 없다며 윤석열 정권의 이념과잉이 도를 넘고 있다며 친일매국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눈감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민생의 문제는 절대 아니고 심지어 이건 보수진영의 보편적인 지향점이라기보다는 그저 일부의 뉴라이트 사관에 따른 행동이라고 짚었습니다.
내년 총선 앞둔 시점에서 '이념 전쟁 시작?'
기본적으로 우리 독립운동은 1919년 3.1운동 직후 무장독립투쟁으로 시작됩니다. 독립운동가들 내부에 이념과 방법의 차이는 있었고 평가는 다르지만, 무장독립투쟁을 벌인 모두를 국군의 뿌리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지청천, 이범석은 강력한 우익 민족주의자고 김좌진 이회영은 민족주의에서 무정부주의 경로를 밟았던 인물입니다. 홍범도 장군은 공산주의자였는데 이걸 하나의 뿌리로 보자는 겁니다. 독립유공자 기준은 해방 이전 조건은 관계없이 북한정권 수립에 기여하거나 동조하지 않으면 서훈하는 것으로 2000년대 중반 합의된 사항입니다.
정부 여당이 갑자기 홍범도 장군의 흉상 철거를 이슈로 들고 나온 데에는 내년 총선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당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떠난 민심을 다시 결집시킬 동력이 필요했기 때문에 이러한 선택을 했을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의혹 투성이' 청도공영사업공사 사장, 대구신용보증재단 신임 이사장 내정자로
대구신용보증재단 신임 이사장이 취임했습니다. 최근 논란이 됐던 청도공영사업공사 사장이었던 박진우 사장인데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박진우 사장은 경주 출신에 다양한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청도공영공사에서 연이은 적자에도 특별 성과금을 챙기는 계약서를 쓴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청도소싸움경기장을 운영하는 청도공영공사는 지난 10년 동안 적자 35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따라서 특별 성과금 계약을 두고 여러 말이 나왔는데, 박진우 사장은 김하수 청도군수의 인수위원장을 맡았던 인물입니다.
2021년, 당시 경북신용보증재단은 예산을 정해진 용도와 달리 쓰고 외부 기관 이사를 겸직한 사실 등이 경상북도 감사에서 드러나 당시 박진우 이사장은 기관장 경고를 받았습니다. 규정을 어기고 발령을 내는 등의 문제가 불거진 이후 시작된 감사였는데 이후 경상북도는 박 전 이사장에 대해 추가로 직무 정지 처분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감사가 끝날 때까지 인사를 자제하라는 공문을 두 번이나 보냈는데, 따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경북신용보증재단 직원] (2021년 1월 당시 방송 뉴스)
"직원 입장에서는 '아.. (경상북도) 출자·출연기관이 맞나?' 싶은 생각이 좀 일차적으로 들었어요."
이후 박진우 전 이사장은 소싸움 경기를 주관하는 청도공영사업공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청도소싸움경기장 수백 억 원 적자에도 '특별성과금'
지방공기업평가는 3년 연속 최하 등급을 받았고 청도군 보조금으로 적자를 면하는 구조인데도 청도군과 특별 성과금을 받는 계약을 맺어 특혜 논란이 일었습니다. 연이은 논란에도 박진우 사장은 다시 대구신용보증재단 이사장 공모에 지원했습니다. 대구시는 최종 후보자 2명 중 박진우 사장을 신임 이사장으로 내정했습니다. 여러 문제성 이력에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대구시는 절차대로 진행하고 판단했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했습니다. 당사자인 박 내정자에게 입장을 묻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를 하고 문자 메시지를 남겼지만 답변을 하지 못했습니다.
박진우 사장은 1999년에 40대 당시로는 아주 젊은 나이로 신협중앙회장이 됐고 연임도 했지만 개인 비리와 부실 경영으로 물러났습니다. 그 이후에는 횡령 등의 문제로 처벌을 받았지만 2008년 사면으로 특별복권됐습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시절에 여러 자리를 역임하다 2021년 경북신용보증재단 이사장 시절 인사전횡 논란으로 직무정지를 당했습니다. 청도군과 특혜성 계약서를 쓴 것은 계약서 제13조 특별성과금입니다. 공사에 특별한 성과를 내면 사장과 청도군수의 특별계약에 따라 지급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이전 계약서는 없는 내용인데 특별한 성과를 내면 성과금을 가져가는데, 성과는 전년 대비 매출 총량을 평가하는 것으로 했습니다. 총량이 늘면 증가한 액수의 5%를 성과금으로 챙깁니다. 여기에다 또 다른 특별 성과금이 있습니다. 당기순이익을 내면 순익의 2%를 받는다는 겁니다. 박진우 사장이 경영할 대구신용보증재단은 소상공인과 소기업을 지원하는 기관입니다.
지난 22일에 대구신용보증재단은 박 사장과 한국은행 출신 후보를 최종 2인으로 정해 대구시에 보고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최종 결정하는데, 대구시는 25일 오후 후보를 확정해 재단에 통보했습니다. 새 이사장은 9월 4일부터 본격적인 업무를 봅니다. 대구시의회가 제정한 대구광역시의회 인사청문회 조례가 아직 효력이 없어서 박 사장은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아도 됩니다. 대구시 관계자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박 사장 관련 논란에 대해 “우리도 여러 이슈들이 있다는 건 알고 있고, 경상북도와 해당 기관의 입장, 본인의 소명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다며 사실 파악을 못하고 가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박진우 사장은 경북신용보증재단에서 인사 전횡 논란으로 직무정지를 당한 뒤, 청도공영사업공사 사장으로 옮긴 뒤 특별 성과금 논란까지 빚어왔습니다. 이러한 박진우 사장이 대구신용보증재단 신임 이사장이 되면서 기관장으로 부적절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대구 무더위쉼터 운영 실태
여름이면 무더위가 맹위를 떨치는 대구지만 무더위 쉼터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서 아쉽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뉴스민에서는 대구 남구의 앞산마을방송국, 서구의 달성토성마을방송국의 주민들과 함께 7월 말~8월 초 한창 무더위일 때 취재를 했습니다. 대구 서구는 무더위쉼터가 95곳, 남구는 53곳이었습니다.
주민들과 함께 직접 취재를 해 본 결과, 무더위쉼터로 가장 많이 지정된 곳은 경로당으로 회원이 아닌 경우에는 이용이 어려웠습니다. 이용 주민은 대부분 경로당 회원이고, 서성이는 주민이 들어왔다가도 그냥 나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무더위 쉼터로 지정되어 있지만, 별도 지원도 없고, 관리지침이나 관리주체도 없었습니다. 이용시간도 고지되어 있지 않아서, 방문 시에 문이 잠겨있다면 못 들어가고 무더위쉼터로 공간 구분이 안 되어 있어서 사실상 앉아서 쉬기가 어려웠습니다. 정보복지센터는 건물 안에 들어가면 어디가 무더위쉼터인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내부 안내 팻말이나 별도의 안내하는 사람도 없고, 잠깐 앉았다가 목을 축이고 나가는 정도였습니다.
한편, 공유공간을 이용해 야간에도 무더위쉼터를 운영한 곳도 있었습니다. 대구 서구 비산2.3동은 도시재생센터 공간을 활용해 7월 31일~8월 4일까지 야간무더위쉼터를 운영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젊은 주민들이 야간에 모여서 저녁밥을 만들고 무더위쉼터를 이용하는 노년층과 밥을 나누어먹고, 윷놀이도 하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예산은 모두 150만 원입니다. 무더위쉼터 지정만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체계마련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주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대구의 더위를 제대로 피할 수 있는 내실 있는 무더위쉼터를 다시 한 번 점검해야 할 시점입니다.
* 이 기사는 대구MBC 이태우 기자, 뉴스민 천용길 기자 공동취재로 작성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