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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백해무익 이념 논쟁 부른 대통령, 국민 앞에 사과하라"

육군사관학교가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끝내 교내에서 다른 장소로 옮기기로 하고 국방부는 청사 앞의 흉상 이전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홍범도 장군 이름을 딴 잠수함과 도로명까지 바꾸려는 움직임도 있는데요, 이런 '홍범도 장군 역사 지우기'를 멈추라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구·경북 지역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역사를 연구하는 교수와 시민사회 활동가들이 9월 13일 대구·경북 시·도민들에 대한 호소문을 발표했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담았는지 직접 들어봤습니다.

이은주 대구 시민
잘 아시는 바와 같이, 단재 신채호 선생님께서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고 하셨습니다. 역사가 단순히 과거 흘러간 시간이 아니고, 현재와 미래에 되풀이되어서 삶을 규정하기 때문입니다. 1945년 해방이 온전히 우리의 힘만으로 된 것은 아니지만, 구한말 의병과 동학농민전쟁,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일제 치하 한반도와 만주 등 세계 각지에서 헌신하신 선열의 희생 없이는 해방이 있을 수 없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 기백과 에너지가 있기에 오늘날 세계로 뻗어나가는 대한민국이 있는 것입니다.

정보선 교수 한국비정규교수노조 경북대학교분회장
특히 올해는 관동대지진의 학살이 있은 지 100년이 되는 해입니다. 봉오동전투와 청산리전투를 언급하지 않고 어떻게 대한민국의 역사와 국방의 사명감을 논할 수 있겠습니까? 독립운동을 위해 본인은 물론, 부인과 자식까지 희생한 그 열정을 어떻게 편안한 환경에서 시험공부나 하다 출세한 후세 권력자가 훼손할 수 있습니까? 실사구시가 아닌 추상적 논쟁이 가져온 조선 후기의 참담한 역사를 잘 알고 있는 우리가 어떻게 또다시 이념논쟁으로 국력을 소진할 수 있습니까? 지금 시야를 더 좁혀서 제국까지는 아니더라도 소프트파워로써 세계를 품는 대한민국을 어떻게 이룰 수 있겠습니까? 백 보 양보해서 역사를 좀 더 넓게 보아야 하는 필요성이 있더라도, 이는 단기간 국민에게서 권한을 위임받은 권력자가 아니라 전문가의 검증과 국민적 토론과 합의를 거쳐야 하는 중차대한 문제입니다.

장수연 목사 대구경북목회자 정의평화협의회
최근 나라의 국정을 담당한 정부의 책임자들 사이에서는 도저히 국민의 상식으로는 수용할 수 없는 정치적 또는 행정적 행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예컨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채 상병 순직 조사 담당 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한 외압, 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통일부 장관의 국민주권주의 부정 발언 등은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힘들어하는 국민 모두를 더욱 암울하게 하고 있습니다. 특히 항일 투쟁의 빛나는 별로 활약한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육사와 국방부에서 철거하고, 심지어 해군 잠수함 '홍범도함'의 명칭마저도 변경하려 하고 있습니다.

박영식 교수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대구경북 교수연구자연대회의
이에 우리는 학문적 차원의 역사 왜곡과 민족사적 차원에서의 국군과 육군 사관학교 정통성과 정체성 훼손에 대하여 비분강개하면서 다음의 사항을 윤석열 정권에 요구하면서 대구·경북 시도민의 적극적인 동의와 참여를 호소합니다.

하나, 홍범도 장군을 정치 이데올로기적으로 이용해서 모욕하는 행위를 중단하라.

하나, 홍범도 장군에 대한 학문적 검토 없이 역사를 왜곡하는 행위를 중단하라.

하나, 육군사관학교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복귀시켜라.

하나, 국방부 청사 앞 흉상 제거, 해군 함정의 명칭 변경 논의를 철회하라.

하나, 백해무익한 이념 논쟁을 불러온 대통령은 국민 앞에 사과하라.

윤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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