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여당이 거둔 총선의 성적으로는 가장 최악의 성적으로 기록된 이번 선거 이후 대통령과 여당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혼란스러운 모습입니다.
대통령의 직접적인 사과나 유감 표명을 기대했던 사람들은 국무회의 모두발언 과정 전후의 상황을 보고 이념적 지향점을 떠나 많은 비판이 있었습니다.
대통령의 발언에서 사과나 유감의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대표적입니다.
진정성이라는 말은 흔히 진실성과 거의 비슷한 의미인 '거짓이 없고 참됨'을 강조한 말로 쓰입니다.
그래서 진정성을 담지 않고 한 말이나 행동에 대해서는 그 말과 행동에 대한 반응을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애초에 그런 행동을 한 이유와 근거, 그리고 의미를 지니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절절한 진정성에서 나온 말이나 행동이라고 하더라도 타인들과의 공감에 바탕을 두지 않은 진정성이라는 것은 오히려 다른 세계에 속하는 사람이 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소통의 영어 단어인 커뮤니케이션은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눈다는 뜻을 지닌 라틴어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느끼고 판단하는 내용을 공감하는 것을 말하는 것인데, 이런 공감의 기준이 바로 공동체의 공통 감각이고, 이것을 우리는 상식이라고 번역합니다.
그래서 소통의 바탕은 어쩌면 진정성이라는 요소보다 상식이라는 공통 감각을 지니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통령은 누구보다 진정성을 가지고 국정에 임했다고 하더라도 이번 발언에 국민이 어리둥절해하는 이유는 국민의 공통 감각과 어긋나서일 것이고, 이런 상황에서라면 아무리 진정성에 바탕을 둔다 해도 소통을 더 확대할 수 있는 방법은 없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