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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소수자'에게 코로나19란?

◀ANC▶
코로나19 사태는
모든 사람들에게 어려움을 주지만,
소수자들에게는
삶과 죽음을 오가는 문제로 다가옵니다.

보건 체계의 그늘 속에서 살아가는
HIV 감염인과 이주민들의 건강권 문제를
짚어봤습니다.

취재에 윤영균 기자입니다.
◀END▶


◀VCR▶
지난해 초반 대구의 한 요양원에서
코로나19가 집단 발병했습니다.

환자들을 급히 다른 병원으로 옮겨야 했는데
요양원 환자 중 다섯 명이 HIV 감염인이었고,

이 중 두 명만 감염내과가 있는
큰 병원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결국 HIV 감염인 다섯 명 중 한 명만
목숨을 건졌습니다.

◀INT▶차명희 / 에이즈 예방협회 대구경북지회 상담소장
"이미 폐가 손상되었던 분들이기 때문에 코로나19 같은 이런 폐를 통한 감염 현상이 생기면 더 취약한 집단이 되는 거죠. 그런데 이번 요양병원 사태에서는 그런 거름망 없이 막 보내어지는 그런 안타까운 지점이 있습니다"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았더라도 HIV 감염인들은 일반 병원에 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HIV 감염인이라고 하면
진료 자체를 거절당하거나
여러 차별을 받기 때문입니다.

◀INT▶HIV 감염인
"병원에서 밥이 나오지 않습니까? 밥 나오는데도 차별을 두는 거예요. 보통 식판에 주면 그냥 밥 나오는 거잖아요? 그런데 (저에게만) 검은 봉지를 덮어서 준다든지... 저 혼자 있었던 1인실도 아니고 6인실에서 사람들이 보면 '저게 뭐지?' 이렇게 생각할 거 아닙니까?"

(s/u) "지난해 HIV 감염인 한 명은
손가락이 잘리는 사고를 당했다가
병원 스무 곳을 떠돌아다녀야 했습니다.

평소 다니던 공공병원이 코로나19로
HIV 감염인을 치료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었는데
결국 12시간 뒤에야 수술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른바 이태원 발 코로나 유행 시기에는
자신이 HIV 감염인이라는 사실이
주변에 강제로 알려질까 봐
공포를 느끼기도 했습니다.

◀INT▶HIV 감염인
"코로나 때문에 저희는 사실 밖에도 안 나가거든요? 그것들이 정말 어떻게 보면 되게 힘들거든요? 사람을 만나서 (상담소) 소장님도 만나서 상담도 하고 이러면 조금 심리적으로도 안정감을 좀 찾을 수 있을 텐데..."

매주 수요일 저녁마다
이주민의 발길이 이어지는 무료 진료소.

지난해 이곳을 찾은 이주민 열 명 중 여덟 명이
비자가 없는, 미등록 이주민입니다.

문제는 2세들의 영유아 필수 예방접종.

원래는 미등록 외국인 자녀도
보건소에서 무료로 접종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구에서 코로나19가 시작된 다음 날인
지난해 2월 19일부터 지금까지
보건소가 코로나19 비상체제에 돌입하면서
미등록 외국인 자녀 예방접종까지 멈췄습니다.

◀INT▶미등록 이주민 부모
"(몇 살이에요?) 1개월(1개월... 지금 어떤 상황이에요?) 지금 돈이 없어서 병원 갔다가 다시 왔어요. (왜요?) 생각보다 너무 비싸요, 예방주사"

건강보험에 등록되면 일반 병원에서도
무료 예방접종을 할 수 있지만
미등록 외국인 자녀는 비싼 병원비를
부담해야 합니다.

여러 번 맞아야 하지만 한 번에 이삼만 원,
비싼 건 10만 원이 넘는 것도 있습니다.

지난해 이주민 무료 진료소에서 쓴
천2백만 원 중 7백만 원이
미등록 이주민 자녀 예방접종 비용이었습니다.

◀INT▶추호식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무료진료소 팀장
"우리 사회에, 대구 사회에 공공의료 인프라가 훨씬 더 충분했더라면 보건소는 보건소대로 코로나에 집중할 수 있고, 그리고 다른 시설이나 인력이나 여유가 더 있어서 이런 어린이들 접종 같은 것도 중단하지 않고 그대로 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인데..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면
HIV 감염인도, 미등록 외국인 자녀도
대구의료원이나 보건소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겠지만

언젠가 또 다른 감염병이 유행하게 되면
이들의 건강권이 보장될 수 있을지
여전히 장담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MBC뉴스 윤영균입니다.
윤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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