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진료 행위를 할 수 있는 건 국가에서 면허를 받았기 때문이고, 국가의 주인은 바로 국민입니다.
의료계가 불만이 있더라도 정부와의 논의에 대승적으로 참여해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게 마땅합니다.
그렇지 않고 지금과 같이 반대를 외치면 국민적 공감을 얻을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 상위 1% 연평균 소득은 2억 원 남짓인데, 개업 의사들은 2021년 기준 연평균 3억 4,200만 원을 벌고 있습니다.
다른 노동자들의 파업과 결이 다른 상황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환자를 볼모로 삼아 집단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말 '눈치'에는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그 첫 번째는 '남의 마음을 그때그때 상황으로 미루어 알아내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이때는 '눈치가 없다', '눈치를 보지 않는다' 등으로 쓰입니다.
두 번째 뜻은 '속으로 생각하는 바가 겉으로 드러나는 어떤 태도'를 말하는데, 이럴 때는 '눈치를 주다'는 것과 같이 쓰입니다.
지금 의사들의 파업을 보고 있으면, 자신들에게 의사라는 직을 가능하게 해준 궁극적인 원천인 국민이 노골적으로 눈치를 주는데도 눈치를 채지 못하거나 혹은 전혀 눈치를 보지 않는 듯합니다.
'정부는 의사를 이길 수 없다'는 그 믿음이 아무 눈치도 안 보게 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인지 궁금해집니다.
그래도 당장 믿을 사람이 의사밖에 없기 때문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항의 조차 한 번 못 하는 환자와 그 가족들 눈치라도 제발 좀 봐주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