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과학기술 특성화 인재 양성을 취지로 설립된 4년제 특수 국립대학교인 디지스트에서 전임 교원 채용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채용 심사에 부적격한 걸로 보이는 위원들이 심사에 참여했다는 의혹입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해당 사안에 대해 수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는데요,
학교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경찰 수사로 진상이 규명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은혜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디지스트는 2022년 교수 채용을 진행했습니다.
내, 외부 위인이 참여하는 서류와 전공 면접 심사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A씨가 채용됐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A씨의 석사 학위 지도교수와 서류심사 외부 위원 2명 중 1명인 B씨의 박사학위 지도 교수가 같고, A씨와 B씨가 공동 저술한 논문도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또 A씨의 전공 면접 심사에 참여한 또 다른 외부 위원 C씨의 박사학위 지도교수가 A씨와 같다는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디지스트 교원 인사 관리요령은 심사 대상자와 석·박사과정 지도교수가 동일한 외부 심사위원은 제척, 회피돼야 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지켜지지 않은 겁니다.
당시 회의록을 보면 다른 외부 위원은 다른 후보자와 논문 공저가 있어 심사에서 빠진 것과 대조됩니다.
한 내부 관계자는 "교수 채용은 학력과 이력을 비공개하는 블라인드가 아니며, 외부 심사위원은 공개 초빙하지 않고 인사위원회가 꾸린다" 며 관계있는 외부 위원이 각 심사 단계마다 들어온 건 우연의 일치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이전 채용과 달리 학교 측 내부 심사위원에 채용 분야 관련 전공자는 참여하지 않았고 A씨 전공이 공고에 세부적으로 기재된 전공과 다르다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학교 관계자▶
"모집 전공을 A 전공, B 전공으로 같이 표기를 해놓고 세부 채용 기준과 업무 내용은 여전히 과거와 동일하게 A 전공에 관한 것으로만 해놨어요. 그런데도 결과적으로 세부 채용 기준과 무관한 비전공 지원자가 선발된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절차는 공정했고, 전공도 채용 공고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채용 관계자▶
"(A 전공은) 몇 번을 적임자가 없어서 못 뽑았어요. 그래서··· (B 전공을) 같이 내자고 했고 교수님을 이의가 없으셨고… 이걸(세부 기준) 다 충족하는 분이 아니라 이것이 가능한 분을…"
하지만 해당 의혹을 검토한 국민권익위원회는 청탁금지법과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수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도 해당 사안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은혜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 CG 김현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