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종 서상국의 시인의 저녁

김규종 서상국의 시인의 저녁

18시 15분

저녁인사

태양은 어디 있는가

태양은 어디 있는가 어제 오후에 내린 비와 안개로 사방이 잿빛 소용돌이에 휘말린 도회지의 아침은 침침했습니다. 청량한 기운이 감도는 곳도 있지만, 곳곳이 음습하고 눅눅한 기운 때문에 침울한 아침이었지요. 그럴 때면 우리에게 광명을 가져다주는 태양이 그리운 법입니다. 그런데 태양은 눈을 씻고 봐도 보이지 않습니다. 한참이나 지나서야 희끄무레한 대기를 뚫고 청신한 빛이 대지로 내리꽂힙니다. 우리가 기다리던 태양입니다. 태양은 늘 천상에 있습니다. 다만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뿐. 구름과 안개는 그저 지나가는 나그네에 불과합니다. 평안한 저녁 맞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