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인사
어머니와 청바지
어머니와 청바지
학창시절 어느 겨울날, 꽤 추웠던 기억이 납니다.
외할머니 병환이 위중하여 어머니는 외갓집에 가셨습니다.
거의 일주일이나 부재중인 어머니 덕에 처음으로
청바지를 맨손으로 빨았습니다. 고무장갑도 없이, 찬물로!
연탄보일러 설치할 형편도 못됐고, 청춘에게 이따위
추위쯤이야 하는 자신감과 객기도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조금 지나니까 견디기 어려울
만큼 손이 시리고 온몸이 탁구공처럼 오그라드는 겁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어머니의 헌신적인 노고와 고통의 크기를.
오늘 저녁 어머니께 안부전화 드리시면 어떨까요?!
평안한 저녁 맞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