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종 서상국의 시인의 저녁

김규종 서상국의 시인의 저녁

18시 15분

누구나인문학

2월 21일 영화 <굿보스>


* 에스파냐 영화 <굿 보스>에서 생각할 몇 가지


훌리오 블랑코/ 호세 (이혼과 정리해고)/ 미랄레스 – 아우로라/

릴리아나 – 친구 우르비나의 외동딸/ 포르투나 (노인공) 아들 살바 (호세 퇴출 사망)

칼레드(아랍 출신 노동자)와 아우로라 (미랄레스와 이네스)/


1) <굿 보스>는 에스파냐 영화인데, 이 영화가 사람들에게 주목받는 이유가 따로 있다면서?!

내년 미국에서 개최될 제94회 아카데미 영화제 국제 장편 영화상 후보 에스파냐 대표 영화

세계적인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페러렐 마더스>를 이긴 작품

1949년 출생 칸-베네치아-아카데미 영화제 각본상 (칸 감독상) <그녀에게> (2002)

우리에게는 조금 낯선 페르난도 아라노아(1968)의 영화 <굿 보스 El buen patron>

영화 주인공인 하비에르 바르뎀은 세계적인 연기자 (여기서 50대 사장 훌리오 블랑코)

2008년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안톤 시거 역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2) <굿 보스>의 시공간 배경과 거기서 벌어지는 사건과 갈등을 조금만 알려주면 좋겠다!

에스파냐의 지방 도시에 있는 저울 만드는 중소기업 ‘블랑코 스케일즈’가 공간

지방 정부가 수여하는 우수기업상 최종후보에 오른 블랑코 스케일즈

-> 심사위원단의 방문을 눈앞에 둔 시점 (대략 열흘 동안 진행되는 영화)

-> 하나의 사건이 매일 일어나는 모자이크 구성 (그것은 개별적으로 존재하지만,

동시에 전체 그림의 일부로 존재) -> 마치 브레히트의 서사연극 같은 분위기

우리나라의 어떤 재벌기업이 내세운 표어가 “또 하나의 가족”이죠!

이 기업의 판박이처럼 블랑코 사장은 ‘가족 같은 기업, 가족 같은 회사’ 강조

그는 남자 직원은 아들, 여자 직원은 딸처럼 생각한다는 말을 반복

때마침 진행된 정리해고로 호세를 비롯한 몇몇 직원이 강제 퇴사

-> 이혼남 호세는 퇴사에 極力 저항하여 회사 앞에 텐트 치고 농성에 돌입

-> 과연 블랑코는 우수기업상을 받게 될 것인지 어떤지에 촉각


3) <굿 보스>에서는 자상하고 인자한 경영자 블랑코의 감춰진 이면을 들춰낸다고?!

블랑코는 오랜 절친이자 부하직원 미랄레스와 그의 아내 아우로라의 불화에 개입

거기서 밝혀지는 자신의 비서 이네스와 미랄레스의 은밀한 관계

아우로라와 사랑에 빠진 남자는 블랑코 회사에서 일하는 아랍계 직원 칼레드

오랜 숙련공 포르투나의 골칫덩이 아들 살바를 경찰서에서 꺼내주는 블랑코

살바를 아내의 의상실 점원으로 취업시켜주는 블랑코

정리 해고자 호세의 끈질긴 복직 시위에 양보나 흔들림 없이 대결

인턴사원 릴리아나와 깊은 관계로 발전하는 블랑코

-> 나중에 알아낸 사실은 릴리아나가 그의 절친 우르비나의 외동딸


4) 그렇다면 <굿 보스>는 겉보기와 실제가 다른 이중적인 인간 블랑코를 폭로하는 영화?!

영화가 주목하는 대목은 50대 중년 남성의 성공과 출세 그리고 육체적인 갈망 (갈애)

블랑코는 사내에서 일어나는 온갖 부조리와 문제에 고군분투하지만, 근저에 자리하는

본질은 자신의 욕망을 최대한 실현하는 것!

심사위원단이 오기 전에 해고자인 호세의 문제를 깔끔하게 처리하고,

말썽만 피우는 미랄레스 역시 꼬투리를 잡아서 해고하기에 이름

그 자리에 아랍계 칼레드를 앉히고, 인턴 릴리아나는 마케팅팀장으로 벼락 승진

-> 결과적으로 블랑코는 우수기업상 수상


5) 영화를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을 것 같은데 몇 가지만 소개하신다면?!

사람 사는 곳에서 일어나는 사건은 동양이나 서양이나 거기서 거기인 듯!

또 하나의 기업을 내세웠지만, 반도체 노동자들의 죽음과 상처를 오래 외면한

재벌기업이나, 에스파냐의 저울 만드는 회사나 ‘가족’은 그저 수식어나 허울에 불과

사회적-문화적-경제적 불평등이 만들어내는 폭력의 양상 (갑질로 표현)

포르투나의 아들 살바를 구해주지만, 그 아들은 호세를 처리하다가 봉변

거기서 다시 한번 가족임을 확언하고 포르투나를 위로하는 블랑코

“정확한 저울을 만들려면 저울 눈금을 속여야 할 경우도 있다!” (블랑코 부친)

정의의 여신이 눈을 가린 것은 완전히 공정하기 위함인데, 정말 정의는 존재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