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종 서상국의 시인의 저녁

김규종 서상국의 시인의 저녁

18시 15분

누구나인문학

2월 14일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서 생각할 몇 가지


1)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한국 관객들에게도 상당히 친숙하고 잘 알려진 인물인데?!

지금까지 30편 넘는 영화의 연출, 제작, 각본을 해온 일본의 대표적인 영화인

한국 관객들에게는 <걸어도 걸어도> (2009) 효시 ->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2013) - 칸영화제 심사위원상

<바다마을 다이어리> (2015), <태풍이 지나가고> (2016), <어느 가족> (2018)

<어느 가족>으로 2018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강력한 경쟁작은 <버닝>)

현대 일본의 가족 문제를 따사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인도주의적인 감독


2)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서 다루는 주제가 어떻게 보면 막장이나 신파처럼 보인다면서?!

우리나라 ‘막장드라마’에 자주 나오는 소재가 충격적인 과거 (뒤바뀐 부모)

영화에서 설정한 소재가 그렇다! 어느 날 병원에서 아이가 바뀌었다고 고백!

-> 만 여섯 살 된 아이가 친자식이 아니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21세기 일본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소재 -> 그 이유가 더욱 충격적 (질투 혹은 분노)

나는 불행한데, 왜 당신들은 행복한가, 왜 세상은 공평하지 못한가?! 쓴맛을 보라!


3) 그렇다면 이 영화에는 두 가정과 두 아이가 등장하여 사건과 갈등이 만들어지겠군요?!

동경의 주상복합 아파트에 사는 료타와 그의 아내 미도리. 뒤바뀐 아이 케이타

소도시에서 전파상을 운영하는 유다이와 그의 아내 유카리와 뒤바뀐 아이 류세이

일류 건축회사의 엘리트 사원 류타의 반응 “역시 그랬구나!” (혈연, 혈통주의)

출세 지향적, 성공 가도, 가족보다는 회사와 일이 중요 (놀아주지 않고 출근)

외동아들 케이타는 재능도 성공에 대한 욕망도 실패에 대한 부끄러움도 없다!

출산 당시 과다출혈로 고생한 미도리의 반응 “왜 몰랐을까?!” (과민반응: 신생아와 부모)

료타와 미도리 부부는 케이타의 모든 것을 결정-지시 (노는 것, 피아노, 공부, 게임 등등)

-> 그들의 바람과 달리 수동적이고 의존적인 케이타는 언제나 부모 곁을 서성대고 있음!


4) 유다이와 유카리 부부는 뒤바뀐 아이 류세이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기르고 있겠군요?!

유다이 부부는 자연스러운 스킨십과 대화로 류세이를 양육 (3남매 가운데 맏이 류세이)

그들은 아이에게도 아이만의 시간과 공간, 자유로운 세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

-> 장난도 잘 치고, 어른들 눈치도 보지 않고, 배짱과 뻔뻔스러움도 소유한 류세이

유다이 부부는 홀로 된 아버지를 모시고 살아감 -> 3대가 작은 집에서 북적북적

-> 시끌벅적 요란, 인간미와 따뜻함이 가정 전체에 퍼져 있음

-> 주상복합 고층 아파트에서 각자 생활하는 료타 부부


5) 영화에서 뭔가 변화의 계기가 있을 것 같은데, 정말로 그들은 아이들을 바꾸는 건가요?!

고속 승진하던 료타가 어느 날 연구소로 발령 (후배에게 밀린 것)

매미 잡는 포충망을 가진 사내에게 자연을 배우는 료타

“땅속에서 15년은 살아야 매미가 됩니다.” (통상 5-6년인데 15년 필요한 매미도 있음)

깜짝 놀라는 료타에게 사내 말하기를 “15년이 깁니까?!”

6년을 키워온 케이타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고 요구해온 자신을 돌아보는 료타

타고난 재능과 성공을 향한 열망은 없지만 따뜻한 성정의 케이타에게 용서를 구하는 료타


6) 영화를 보면서 여러 가지 특별한 감흥을 느꼈을 것 같은데 몇 가지 소개해주신다면?!

이웃 나라 일본의 이야기지만, 우리의 가정 풍속도를 꼬집는 듯한 느낌

-> 각종 학원과 과제로 내몰리면서 ‘공부’와 능력에 괴로운 아이들 (교육문제)

-> 성과주의로 그럴듯하게 포장된 무한경쟁과 승자독식을 주입하는 한국 사회

-> 일본에 보고되는 최소 15,000건 이상의 고독사 문제와 핵가족 문제

-> 유다이 가족처럼 대가족이 모여 살면 생기지 않는 문제가 일상화